
“관료적 성향으로 지역박물관협의회와 소통·업무 협조 안돼”
춘천박물관측 “올해 마지막 특별기획전으로 춘천전 준비”
국립춘천박물관의 특별기획전시가 지역을 널리 알리고 강원도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다양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올 들어 5건의 크고 작은 특별기획전을 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을 시작으로 이성계 발원사리구 특별 공개, 폴 자쿨레 다색판화 프랑스인의 눈에 담긴 아시아 사람, 관음신앙과 정병, 청동기시대 마을 풍경 등이다.
이 가운데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폴 자쿨레 다색판화전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열었거나 기존 전시에 유물을 추가해 연 전시였고, 관음신앙과 정병전은 국립공주박물관이 소장 중인 국보 제247호 관음보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보물 제344호 물가풍경무늬 정병 등을 내세운 전시였다.
올 한 해 강원도의 특색을 살린 특별기획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올해 연 8건의 크고 작은 특별기획전 중 5건이 경상북도와 신라에 관련된 기획전시를 열었고, 국립부여박물관도 '백제 중흥을 꿈꾸다' 등 올 들어 백제와 지역에 관한 크고 작은 특별기획전을 열었거나 현재 진행 중이어서 국립춘천박물관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별기획전이 상설전시보다 더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전시임에도 이처럼 강원도의 특색을 살린 전시가 부재한 데는 지역협의회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재환 도박물관협의회장은 “도의 특색을 살리는 전시를 위해서는 지역협의회와의 소통과 상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관료적 성향과 우월주의가 앞서다 보니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월 원주, 양구, 인제, 횡성, 강릉, 속초 등 지역을 대표하는 6개 박물관·역사관이 공동 전시를 열며 국립춘천박물관도 함께 하기를 바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며 “박물관이 개인·기관의 생각을 버리고 지역을 위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립춘천박물관 관계자는 “강원도의 특색을 살리는 특별전에 대한 요구도 있어 올해 마지막 특별기획전으로 춘천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도 전시계획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지역과 함께하는 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형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