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군에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최승희 춤축제가 개최되었다.
'홍천 출신의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예술세계 조명'이라는 취지로 홍천군이 의욕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홍보한 바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홍천군은 이미 2008년도에 최승희기념사업회 지원 조례까지 제정하여 매년 기념사업회에 수억원의 군비를 지원하며 최승희를 홍천군의 대표적 브랜드로 발굴 육성해왔다는 사실이다.
홍천군은 3·1만세운동의 진원지로서 독립운동가 김규식 선생을 비롯하한 많은 애국선열이 자신의 목숨과 가족의 안위를 버리고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 충절의 고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임무는 일본 예술문화를 위해 정진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일본에 군사후원연맹 후원금, 조선군사보급협회 운영기금 등으로 7만5,000원(현 50억원)의 거액을 헌납하며 친일행위를 한 최승희를 기리고 지원하다니….
또한 최승희는 광복 이후 친일 행적이 문제되자 남편 안막, 큰오빠 최승일과 함께 월북하여 공훈배우 칭호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훈장까지 받으며 사후에는 평양 인민애국열사 묘역에 안장된 거물의 공산주의 활동가가 아닌가?
홍천군과 기념사업회에서는 최승희의 친일, 친북행위가 총부리 앞에 굴복하여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같은 시대를 살았던 순국선열이나 전몰군경들은 그들의 총부리에서 비켜 서 있었단 말인가! 매천 황현선생과 민영환 선생 등 목숨으로 일제에 항거했고 감옥에서 일제가 제공하는 식사를 거부하며 단식하다 순국한 수많은 애국선열들 앞에 홍천군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가?
애국선열들이 독립을 위해 피흘리며 쓰러졌을 때 최승희는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친일과 친북활동을 하며 민족에게 아픔을 준 인물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홍천군은 최승희를 홍천의 정신적 지주로서 유적지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생가터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짓겠다고 100억원의 국민혈세를 투입하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승희는 비운의 예술가라는 어불성설로 최승희 선양사업을 정당화하면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 반민족주의자를 선양하는 축제를 개최하고 그녀의 출생지에 기념공원 조성과 정신을 계승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선양사업을 추진하는데 군비 수억원을 쏟아 붓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누구의 정신적 지주란 말인가! 과연 자라나는 세대들이 최승희의 무엇을 기억하고 선양해야 하는 것인가?
예술이란 사상과 종교를 초월한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상과 종교와 가치관을 담은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이나 문화에 민족 혼이 담겨 있을 때 진정한 예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승희가 세계적 춤꾼으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음을 외면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공과를 분명히 드러내서 반성과 속죄를 함이 옳은 것이다. 섣부른 왜곡과 미화로 치부하기엔 그녀가 끼쳤던 사회적 파급효과가 너무도 컸었음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최승희 춤 정신을 계승한다는 홍천군은 우리나라가 36년간 나라를 잃고 받았던 그 많은 고통과 6·25전쟁의 상흔 속에서 살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기 바란다.
더욱이 올해는 천안함 사태로 온 국민의 애도물결이 계속되고 있는 이때 우리의 정체성을 곰곰이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홍천군은 지금이라도 최승희 관련 각종 선양사업을 당장 중단하고, 우리민족의 정체성과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이번 일로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들, 전몰유족들과 국민 앞에 사죄하길 촉구한다.
류연익 광복회 도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