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만해문학아카데미 '우리시대 대표작가와의 만남' 강연
“문학인은 겉모습이 아닌 진실을 바라보는 현세의 염라대왕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인제 백담사만해마을이 강원문화재단 레지던스프로그램 지원사업으로 매월 주최하는 2010 만해문학아카데미 '우리 시대 대표작가와의 만남'이 열린 지난 9일 평론가로 활동 중인 임헌영(69) 민족문제연구소장은 우리 시대 나아가야 할 문학의 정체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진정한 문학에 대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지옥문 앞에서 심판을 받고자 옷을 벗은 것처럼 문학이란 지옥문 앞에서 기다리는 나체를 보며 그 사람의 숨겨진 삶 등을 꿰뚫어 보는 것으로 곧 저승에서 받을 심판을 지상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문학과 문학인이 나아갈 길에 대해서 “21세기는 '노마드'와 '디아스포라'가 합쳐진 시기”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동에 의한 다문화시대”라고 칭하며 “문학에서도 다문화를 제일 먼저 실행해야 하며 이를 이루지 못하면 인류문화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또 미국의 포드사의 예를 들며 “문화와 예술의 시대이자 소비의 시대로 이제는 문학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소비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문학인이라면 모든 것을 볼 때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안목과 관찰력을 가지고 본 것을 거짓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북 의성 출신의 임 소장은 중앙대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문학의 시대는 갔는가', '창조와 변혁', '민족의 상황과 문학사상' 등을 펴냈다.
강원문화재단은 올해 처음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지역예술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원을 받은 2010 만해문학아카데미는 지난 4월부터 유자효 시인을 시작으로 김인숙 소설가, 이가림 시인, 한창훈 소설가, 최명길 시인, 배수아 소설가 등 명망있는 문인들이 참여해 독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11월13일은 오수연 소설가, 12월11일은 허영만 시인이 참여해 문학과 삶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김형기기자 khk@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