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준 도내 15만4천명으로 전년동기比 14.9% 감소
IMF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 … 소비 진작 등 대책안 시급
춘천 근화동에서 10여년째 음식점을 운영해 온 김모(55)씨는 요즘 폐업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고객이 줄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데다 식재료 비용마저 크게 오르면서 수익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돈을 모으기가 갈수록 어렵다보니 월세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힘들다”며 “상가 권리금은 없어진 지 오래됐다”고 토로했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경제위기 회복조짐을 보여주고 있지만 서민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제활동 일선에 있는 자영업의 붕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달 말 현재 15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8만1,000명)에 비해 2만7,000명(14.9%) 감소했다. 도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9.0%에서 올해 26.1%로 줄어든 상황이다.
일을 그만둔 자영업자는 하루 평균 74명꼴로, 신규 창업을 감안한다면 실제 하루에 문을 닫는 자영업자는 100명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통상 1~2월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자영업자 수치는 역대 최저로 기록된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 말 도내 자영업자는 20만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2월 말에는 19만~20만명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18만1,000명, 올해 15만4,000명으로 최근 2년 새 자영업자 10명 중 2명이 일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자영업자도 평균 2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19만9,000명으로 15년 만에 20만명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각종 경제지표에서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전망이 조금씩 엿보이고 있지만,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여전히 경기회복이 멀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통상 경기침체 속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부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최윤규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은 “도내는 경기주도 업종이 없고 내수지향 업종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경기침체의 골이 여전히 깊은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증감은 창업과 연계되는 만큼,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는 소자본 창업이 활성화되도록 인구 유입과 소비 진작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