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오솔길]조선왕실의궤 반환을 바라며

월정사 종무실장

조선왕실의궤는 왕실의 주요의식과 행사의 준비과정 등을 상세하게 적고 그림으로 만든 문서이다.

의례가 되풀이되는 왕실에서 의례의 본보기를 만들고 후대에 전하고자 나라에서 직접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록문서로서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자랑스런 한국민족의 문화유산이다.

이 의궤는 1913년 불법 반출된 조선왕조실록과 마찬가지로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오다가 1922년 일본의 조선 점령 이후 조선총독부에 의해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다.

1970년 11월14일 제1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에는 “외국 군대에 의한 일국의 점령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강제적인 문화재의 반출과 소유권의 양도는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궁내청에 보관중인 왕실의궤는 이 유네스코 협약에 위반되는 불법 반출 문화재로서 당연히 제자리인 오대산 사고로 돌아와야 한다.

현재 월정사가 참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일본을 대상으로 왕실의궤 반환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월정사에서는 일본국을 피고로 하여 의궤반환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국회에서도 '일본 소장 의궤 반환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17대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2008년 한일외무회담을 통해 국내 사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반환을 요구한 바 있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불행했던 역사 청산과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조성을 위한 상징으로 일본 정부가 먼저 불법 유출된 문화재 반환에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일본이 최근에 있었던 프랑스 법원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올해에는 조선왕실의궤가 제자리인 오대산사고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매우 높다. 기대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강원인들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월정사 종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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