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떡살은 소중한 문화유산"

김길소 한국전래오락연구소장 '떡에 얽힌 문양의 신비' 증보판 펴내

김길소(전 강원일보전무이사) 한국전래오락연구소장이 우리나라 떡문화의 우수성을 집대성한 ‘떡에 얽힌 문양의 신비’ 증보판을 펴냈다.

책은 우리민족의 삶과 정신이 녹아있는 문화로서의 ‘떡’을 재조명하면서 연구논문이나 서적에서 다루지 않았던 ‘떡살무늬’를 본격적으로 다룬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저자인 김길소 소장이 기자생활 40여년간 모아 온 방대한 떡살 관련자료에 전통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더해지면서 ‘떡살 백과사전’이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다.

지난 2000년 발간된 초판은 국내는 물론 하버드대와 옥스퍼대 등 외국 유수대학에서 소장하고 있을 만큼 책의 문화적, 학술적 가치는 이미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증보판은 100여쪽 분량의 자료를 보강하고 일제강점기의 사진과 풍속화 등을 입수, 새롭게 추가함으로써 후학들의 연구교재로 활용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책에서 떡살은 우리 겨레의 소망을 오롯이 담아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예술성과 조형미에 주목한다.

산간지방은 꽃무늬와 나비, 토끼 등 짐승무늬를 많이 썼고 해안지방에서는 물고기나 새우, 가재 등의 무늬가 많이 나타난다며 지역적인 특색도 언급하고 있다.

저자의 분석은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떡을 만드는 ‘한·중·일’ 이웃나라로 확대돼 외국의 사례까지도 언급하는 세심함을 보인다.

각 문화권의 특색을 보여주 듯 중국 떡살은 스케일이 큰 반면, 일본 떡살은 섬세하고 정교하다는 것이 수십년을 떡살의 미학에 매진한 저자의 견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떡살은 소박하고 촌스럽기까지 하지만 풍기는 멋과 맛은 중국과 일본을 단연 압도한다며 식지않는 애정을 보낸다.

떡살에 대한 심오한 지식은 조형적인 부분에 까지 닿아 나무와 흙, 돌 등 재료에 따라 달리 만들어지는 떡살 미술사적인 재조명에 까지 이른다.

유용태 예맥고미술회장은 “저자는 민예와 민구(民具)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쏟아왔다”며 “우리나라의 떡문화에 관한 백과사전격인 보전(寶典)이 후세와 다중에게 널리 읽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장정룡 강릉대 국문과교수는 “어려운 시대에 떡타령으로 신명을 지피고 송편처럼 단단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떡문화가 잃었던 제 위치를 찾는데 이 책이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400여쪽에 걸쳐 올컬러로 꾸며진 책은 이미 ‘월간 태백’에 떡문화 복원시리즈를 연재했던 저자의 필력으로 떡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떡문화’로 확장된다.

떡문화의 우수성을 역사적인 고증과 해외 사례 등을 통해 ‘세계화’의 가능성을 주장하고 민족의 삶에 시나브로 스며든 떡과 삶의 관계를 속담과 민담, 타령 속에서 찾아낸다.

김길소 소장은 “떡문화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김치 이상으로 세계화에 가장 근접한 먹을거리”라며 “수집·소장하고 있는 2,000여점의 떡살을 일반에게 보여줄 수 있는 떡카페나 떡살박물관을 설립하는 계획을 차근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서출판 예맥 刊.

401쪽.

3만원.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