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등 떠밀린 재창업’ 불안

일자리 못 구해 ‘창업→폐업→재창업’ 악순환 반복

도내 자영업자 수 2007년 대비 5월까지 증가

전국적으로는 증가세 한 차례도 없어 대조적

“기업 유치 등 경제 구조 개선 대책 마련해야”

최근 강릉에서 소규모 분식점을 낸 강모(39)씨는 가게 문을 열면서부터 새 직장을 찾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폐업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나섰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시 분식점을 차렸으나 수지타산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요즘같은 경기침체에 장사를 하면서 먹고산다는 게 힘든 일인 줄 잘 알고 있지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거리가 거의 없다 보니 또다시 자금을 빌려 개업을 한 셈이다.

강씨와 같은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요즘처럼 경기가 침체되면 가장 먼저 타격받는 업종이 도·소매업을 비롯한 음식·숙박업 등이다 보니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지만 도내에서는 한동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강원지방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자영업자 수는 18만7,000명이었으나 8월 현재 22만8,000명으로 4만1,000명이 늘어났다.

특히 월별 통계를 분석해 보면 전국적으로는 1월부터 8월까지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내에서는 1∼5월까지 매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최소 4,000명에서 최대 1만7,000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월에는 2007년 6월(23만2,000명)보다 1,000명이 준 23만1,000명이었으나 5월보다는 5,000명이 늘었고 7, 8월로 접어들면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영업자에 대한 이 같은 증감 추세는 광주·전남, 충북 등 다른 시·도와도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신형욱 경제조사팀장은 “지역에서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 아니라 마땅히 일을 할 경제적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기업유치 등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병욱기자 newybu@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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