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대구 전통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지원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6·3 지방선거를 열흘 남짓 앞둔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추 후보, 유영하 국회의원과 함께 민생 행보를 했다. 그는 시장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추 후보 유세에 힘을 보탰다.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시장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상인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환한 표정으로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상인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인사했다. 추 후보와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뒤를 따라 시장을 함께 돌았다.
현장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와 일반 시민 등 수백 명이 몰렸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박근혜’, ‘보고 싶었습니다’ 등을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을 맞았다. 한 어르신이 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울먹이며 얼굴을 쓰다듬는 장면도 있었지만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시장 방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상인들이 건넨 꽃다발과 함께 완두콩, 참기름 등을 받았다. 물건값은 추후 결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칠성시장에서 참기름 등을 구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 통로가 좁아 경호상 이유로 취재 인력이 일부 제한되는 등 현장 취재에는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별다른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약 30분간 시장을 둘러본 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저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만났으면 좋겠다 하는 얘기를 하셨다고 전해 들었다”며 “그래서 참 오랜만에 칠성시장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반가워해 주시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을 뵈면서 진작 와서 뵀어야 하는데 죄송한 마음도 들고 감사하기도 했다”며 “경제가 안 좋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추 후보를 향해서도 힘을 실었다. 그는 “오늘 마침 추경호 후보도 같이 오셨다”며 “추 후보가 어려운 경제 상황을 잘 알고 계시니 좋은 정책을 마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만날 계획이 있는지 묻자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답변 없이 미소만 보였다. 시장을 떠나기 전에는 한 시민이 건넨 박 전 대통령 관련 책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 충북 옥천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난 뒤 추 후보는 인근 유세차에 올라 전통시장 활성화와 민생 안정 공약을 실현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추 후보는 지난 4일 같은 당 이철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와 함께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그를 만난 바 있다. 보수 표심을 겨냥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김 후보와 추 후보가 우열을 쉽게 가리기 어려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김 후보는 지지층 확장을, 추 후보는 보수 세력 결집을 각각 핵심 전략으로 삼고 ‘보수 텃밭’ 대구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선거 초반 대구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뿐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관련 공약을 내세우는 이른바 ‘박정희 마케팅’도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