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본격화된 이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발전과 공공서비스 확대를 위해 다양한 출자·출연기관을 설립해 왔다. 이들 기관은 행정의 한계를 보완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지방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운영상의 비효율과 책임성 부족이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춘천시는 7개의 출연기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도내 시·군 중 가장 많은 수이자 전국적으로도 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양적 확대에 비해 질적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기관은 사업 목적과 대상이 불명확하고, 경영평가나 사후 관리 체계가 미비해 사실상 설립만 있고 구조조정은 없는 상태로 고착화되고 있다.
특히 춘천시 출연기관의 전체 수입 중 출연금과 보조금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성과 평가나 시민 체감 효과는 미흡하다. 더 큰 문제는 시가 각 기관의 정확한 운영 현황조차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리 규정 또한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 진단 제도와 퇴출 시스템이 부재하다 보니 비효율이 누적되고 문제 기관이 반복적으로 논란을 일으켜도 실질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 재단은 국·도비사업과 시 위탁사업을 함께 수행하면서 투명성 부족과 임직원 간 갈등, 반인권적 운영 행태로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켰고, 또 다른 재단은 시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그러나 시의 조치는 대부분 ‘시정 권고’ 수준에 그쳐 시민 입장에서는 행정의 책임성을 체감하기 어렵다. 이처럼 솜방망이식 관리로는 기관의 자정 능력도, 시민 신뢰도 회복할 수 없다.
이제는 춘천시를 포함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자·출연기관 운영의 근본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 첫째, 기관의 존속 타당성 전수조사 제도를 정례화해야 한다. 신설 기관의 필요성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이미 운영 중인 기관들의 재정 효율성, 사업 성과, 시민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기관은 통합·축소·폐지 등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경영평가를 실질적이고 공개적인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의 서류 중심 심사에서 벗어나 외부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개 평가체계를 마련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 평가 결과는 단순한 자료로 그치지 않고, 출연금 감액, 성과급 차등, 기관장 인사 조치 등 실질적인 피드백으로 이어져야 한다.
셋째, 퇴출 제도와 경영 진단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부정·비리나 비효율이 반복되는 기관에 대해 경고-유예-퇴출의 단계적 제도를 명문화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관장 해임이나 사업권 회수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민간기업 못지않은 책임경영이 요구된다.
출자·출연기관의 건전한 운영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고, 지역의 발전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시민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면, 그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시민 모두가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완성이자,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