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실업자 수가 1년 새 50% 넘게 급증했다. 여기에 청년 취업자 수가 올해 1월부터 10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경력직 위주 채용, 수시 채용 확산 분위기가 청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원청년 10명 중 4명이 가장 필요한 청년정책으로 ‘일자리 정책’을 꼽는 등 청년 실업 해결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 했다.
■실업자 4개월 연속 증가, 취업 건수 구직 건수 3분의 1 수준=강원지방통계지청이 12일 발표한 ‘2025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내 실업자 수는 1만7,000명으로 지난해 1만1,000명 보다 6,000명(54.6%) 늘었다. 도내 실업자 수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증가했으며, 증가폭은 한달 전(25.8%)보다 2배 넘게 뛰었다.
실업자 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내수 불황으로 지역 핵심 산업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17.6%, 17.4%로 각각 감소했다. 두 업종 모두 취업자 수가 역대 최다 감소폭을 나타냈다. 원주에서 거주 중인 최모(39)씨는 “건설업 종사자인데 최근 지역 내 공사가 크게 줄면서 일거리가 없어 3개월 넘게 쉬고 있다”며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라 다른 직종으로의 이직도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원지역 취업 건수는 구직 건수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도내 구직 건수는 9,438건이었지만 취업 건수는 3,193건이었다. 취업희망자 3명 중 2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셈이다.
■청년 취업 10개월 연속 감소세, ‘일자리 미스매칭’ 큰 영향=청년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강원지역 전체 취업자는 88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0.3%(3,000명) 늘었지만 15~29세 청년 취업자는 8만7,500명으로 13.6%(1만4,000명) 감소했다. 도내 청년 취업자는 올 1월부터 감소 추세다. 춘천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진모(26)씨는 “지역기업에 취업하고 싶지만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요즘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는 데다 경력직을 선호해 갈 곳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청년 취업난의 배경으로는 부실한 청년층 일자리와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 공급이 부족한 ‘미스매칭’ 현상 심화가 꼽힌다. 지난해 도내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일자리 정책’(37.4%)이 가장 많이 꼽힌 만큼 지역 청년 맞춤 일자리 정책이 절한 상황이다.
채희제 강원청년센터장은 “강원지역 청년들과 면담을 하면 전공과 직무 불일치, 낮은 임금과 수도권 이주 욕구 등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며 “지역 기업과 청년 구직자 간 실시간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채용 구직 간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