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 멤버로서 ACLE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첫 경기에서 승리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경호 감독의 말처럼 강원FC는 역사적인 아시아 도전에 나서자마자 선수들이 감동적인 드라마를 써냈다.
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리그와 ACLE 이원화 전략이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오늘만큼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 실점 상황에 대해 “집중력 저하가 문제였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을 질책하며 한 골만 따라가면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전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했다. 홈에서 팬들에게 실망을 줄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승부를 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골을 기록한 홍철과 구본철이었다. 구단 첫 아시아 무대 득점을 기록한 홍철은 믹스트존 인터뷰를 통해 “이날 왼쪽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윤)일록이랑 나이를 합치면 70살이다. 오랜만에 기회를 날릴까 걱정됐는데 골을 넣고 나니 더 오래 축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웃었다. 그는 “룸메이트인 본철이가 ‘형 오래 뛰라’며 어시스트를 해줘 고맙다. 이제 룸메는 못 바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승골을 터뜨린 구본철은 벅찬 소감을 감추지 않았다. “ACL 첫 경험이고 강원 창단 첫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 성남 시절 힘들었는데 강원은 내게 구원 같은 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강한 의지로 뛰었다. 오늘 승리가 9월 강행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원은 이날 경기에서 정 감독이 예고했듯 로테이션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투혼을 발휘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뒤에 있던 선수들이 나가서 승리했기에 감독인 나도 믿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광주가 지난해 아시아 무대에서 큰 성과를 냈듯, 우리도 도전적이고 성장하는 팀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리그에서는 파이널A 진입, 아시아 무대에서는 강원만의 색깔과 도전 정신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ACLE 무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광주가 지난해 아시아 무대에서 성과를 냈듯 우리도 도전적이고 성장하는 팀이 되고 싶다”며 “리그에서는 파이널A 진입, 아시아 무대에서는 최대한 많은 승수를 챙기며 우리의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