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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피 못 잡는 WT본부 건립…춘천시-의회 갈등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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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70억원 불투명 위기에도 시-의회 냉랭
주민자치 ‘재의 요구’ 두고 양측 명분 싸움
현안 해결 위해 꼬인 실타래 풀어야

【춘천】 속보=세계태권도연맹(WT)본부 건립 사업이 춘천시의회 정례회를 코 앞에 두고도 춘천시와 의회의 갈등(본보 지난 27일자 10면 등 보도)에 파묻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2일 정례회 개회 후 3일 열리는 기획행정위원회에서 WT본부 안건 심의가 예고됐지만 의회와 시는 여전히 갈등 봉합을 위한 움직임 없이 요지부동이다.

이미 10월과 이달 안건 처리를 늦춘 의회가 또 한 번 시간을 끌면 올해 확보된 국비 5억원을 비롯해 총액 70억원의 지원이 불투명해진다. 지난해 WT본부 유치 실사부터 이전 확정, 이를 계기로 열린 각종 태권도 메가 이벤트를 지켜본 시민들로선 갑작스런 사업 제동 위기에 충분히 어리둥절할 만하다.

현 상황에서 의회와 시의 관계 회복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은 (재)춘천시주민자치지원센터 지원 조례 폐지에 대한 시의 재의 요구가 꼽힌다. 지난달 임시회에서 의회가 센터 지원 조례를 폐지하자 시는 지난 19일 재의 요구로 맞섰고 이후 양 측은 냉랭함을 이어오고 있다.

의회 다수 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의회가 WT본부 안건을 삭제하자 시가 재의 요구를 접수하며 의회를 압박했다고 여기고 있다. 반면 시는 의회가 핵심 현안 처리를 약속하고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의회에 책임을 묻고 있다. 팽팽한 명분 싸움에 WT본부 건립이 볼모로 잡혀있는 셈이다. 또 반대로 의회와 시의 결단으로 꼬인 실타래가 쉽게 풀릴 수 있는 상황인 것도 분명하다.

표결 주도권을 지닌 국민의힘 의원들은 28일 원내 회의를 열어 WT본부 건립 안건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 세계태권도연맹이 얽혀있는 사안인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 내에서도 처리 여부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 시의원은 “WT본부 건립 안건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은 없지만 심의 전까지 상황 변화를 지켜보면서 신중히 결정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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