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보]큰 폭발음 세차례 울려…포스코 포항제철소 대형화재로 1명 화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새벽 시간대 불, 대여섯 차례 폭발음 직후 엄청난 연기 하늘로

◇소방 "포스코 포항제철소서 큰 불 신고". 사진=연합뉴스

10일 오전 4시 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에서 큰불이 나 한때 대응 1단계가 발령됐으나 소방 당국이 연소 확대를 저지하며 큰 피해를 막았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0분께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타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오전 4시 5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43대와 인력 120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포스코 자체 소방서도 초기부터 불을 끄는 데 투입했다.

3파이넥스공장은 높이가 약 50m인 데다가 불길이 거세서 소방 당국은 초기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근무자 8명 중 1명이 다치고 7명이 대피했다.

부상자 A(36)씨는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화재는 오전 9시 2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포항시민들은 화재 발생 때 형산강 맞은편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음이 세차례 울렸다고 전했다.

한 송도동 주민은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나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전했고 또 다른 주민은 "집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폭발이 발생했고 불이 났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당시 북구 항구동 포항여객터미널 인근에서 낚시하던 70대 남성 A씨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 갑자기 '펑펑'하며 포탄 쏘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집채만 한 불기둥이 건너편에서 치솟아 105mm 포탄이라도 포항 앞바다에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60대 주민 B씨는 "폭탄 터지듯이 '쾅쾅쾅' 소리가 7번이나 났다"며 "제철소에서 저런 소리가 난 적이 없는데 무슨 큰일이 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60대 C씨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유리창이 흔들렸다"라며 "연기가 주택가로 몰려왔고 새까만 밤인데도 연기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게 맨눈으로 보여서 전쟁인가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10일 오전 4시 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에서 큰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들어왔다. 한 주민은 "폭발음이 3차례 정도 들렸다"고 밝혔다. 2024.11.10 [독자 제공]

새벽에 발생한 폭발이나 진동은 포항제철소 인근인 송도동과 해도동뿐만 아니라 흥해읍을 비롯해 포항 여러곳에서 확인됐을 정도였다.

포스코와 경찰·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10일 오전 4시 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화재가 5시간만인 9시 20분께 모두 꺼졌다. 한 소방관이 고가사다리차에 올라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24.11.10

한편, 불이 난 3 파이넥스 공장은 연산 200만t 규모의 쇳물을 생산하는 시설로, 지난 2014년 준공됐다.

파이넥스(FINEX)는 포스코가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개발한 제철 공법으로,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설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동급 고로(용광로)보다 절감할 수 있고,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 등의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3 파이넥스 공장은 현재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전체 쇳물의 약 1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의 쇳물 생산 시설은 2고로(연 생산능력 200만t), 3고로(488만t), 4고로(530만t) 등 고로와 2 파이넥스 공장(150만t), 3 파이넥스 공장(200만t) 등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3개 고로와 2개 파이넥스 공장에서 나오는 쇳물을 모아 제강 공정을 거쳐 철강 제품으로 만드는데, 최근 3 파이넥스 공장의 비중은 약 10%로 전해졌다.

포스코 측은 이날 화재에도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화재로 3 파이넥스 공장이 일단 멈춰 섰지만, 주력인 2·3·4고로 등은 모두 정상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철강 업황 부진 등으로 철강 수요가 넘치는 상황은 아니어서 고로 등의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은 100%에 미치지 못해 기존 고로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포항제철소보다 규모가 큰 광양제철소를 보유하고 있어 3 파이넥스 공장이 일정 기간 멈춰서더라도 철강 생산·수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고 공장을 완전히 정리해 조업을 다시 시작하기까지는 최소 1주일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확한 복구 시점은 조금 더 파악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2·3·4고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쇳물을 생산하면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화재 피해가 심각하고 조업 정상화가 늦어지는 경우 포스코의 철강 생산·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