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유의 전통미에 대한 탐구를 통해 깊이있는 사유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김영한 사진가의 개인전이 7일부터 11일까지 춘천 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린다. ‘석탑이 보이는 풍경’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는 석탑을 주제로 우리 고유의 미학과 역사를 카메라 렌즈에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된다. 오랜 기간 한국의 전통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김 작가는 조선왕릉, 꽃살문, 사천왕, 나한을 거쳐 석탑의 자태를 담아낸 또 다른 여정의 흔적들을 펼친다.
석탑은 우리 전통 문화의 상징이자, 오랜 세월 사찰을 지켜온 강인한 존재다. 김 작가는 이 석탑의 견고한 형상과 고요한 아름다움을 통해 사색의 순간을 포착했다. 그의 작품은 석탑이 지닌 고유의 형태와 질감뿐 아니라, 주변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을 담고 있어 더욱 깊이 있는 감동을 준다. 단순한 기록 사진을 넘어 사유와 예술적 해석을 담아내며 관람객들에게 석탑의 존재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신비로운 위엄을 자랑하는 양양 낙산사 칠층석탑의 정갈함과 마치 하늘을 향한 계단과도 같은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의 웅장함, 산 중에 비밀스럽게 서있는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의 고풍스러움 등 특정할 수 없는 우리 탑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김 작가는 어린 시절 경북 의성과 안동의 석탑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불교사진 작업에 매진하면서 경주 남산의 용장사지 삼층석탑 등 전통 석탑을 촬영했고, 그 과정에서 김 작가는 석탑이 한국인의 정서와 민족의 역사를 품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석탑을 단순한 조형물로 보지 않고, 그 안에 스며든 시간의 흐름과 삶의 흔적을 담담하게 표현해냈다. 사진가이자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심창섭씨의 평론처럼 ‘미사여구를 배제한 담백한 시선’이 작품 곳곳에서 느껴진다. 김작가는 “오랜 기간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사찰에 관심이 많았다. 꽃살문에서 시작해 석탑에 이르렀다”며 “근래 7~8년간 불교사진을 찍는다고 여러 곳을 다녔다. 가슴이 뛰던 순간들이었고, 내 인생의 화양연화 였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