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혜리를 중심으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강릉 출신으로 강원체고를 졸업하고 전 춘천시청 소속 선수였던 오혜리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다. 태권도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 1, 동 2개 그치면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하는 충격에 빠졌다. 올해 대회도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았지만 오혜리 코치의 지도와 선수들의 실력 및 노력이 합쳐지며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총 3개의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내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오혜리 코치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9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남자 80㎏ 이하급 16강전. 이날 서건우(한국체대)를 탈락 위기에서 구해냈다. 호아킨 추르칠(칠레)을 상대한 서건우는 이날 2대1의 라운드 점수로 이겼다. 그런데 2라운드가 막 끝난 시점에는 승자가 추르칠로 선언됐다.
오 코치는 경기가 종료되고 선수들과 경기 관계자들이 모두 떠나면 결과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즉시 코트로 뛰어들어 심판을 붙잡고 강하게 항의했다. 양손 검지를 흔들며 잘못된 판정임을 강조한 오 코치는 이어 본부석으로 뛰어가 오심이라고 따졌다. 오 코치의 대처 덕에 판정은 번복됐다. 시스템상 오류로 회전 공격보다 감점 빈도가 먼저 계산된 게 드러났다. 덕분에 서건우는 기사회생으로 16강을 통과했다. 다만 서건우는 이후 3위 결정전에서 '덴마크 복병' 에디 흐르니치에게 패하며 아쉽게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당시 항의로 인해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오 코치는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해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서건우도 "나 때문에 코치님이 정말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16강에서 그렇게 해주시지 않았으면 졌을 수도 있었다. 발 벗고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