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궁은 사격과 비슷한 기록 경기다. 1972년 올림픽에서 부활한 뒤, 1988년까지 남·여 선수가 4개 거리별로 36발씩 두 번을 쏴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빼어난 궁사를 가리는 데 적격인 룰로 여겨졌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세계연맹은 룰을 변경해 왔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적용하던 ‘더블 피타 라운드’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그랜드 피타 라운드’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1대1 토너먼트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발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화살 개수가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한국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개인전을 세트제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 장소를 경기장으로 선정해 변수를 기대하기도 했다. ▼이러한 견제 속에서도 대한민국 양궁은 새 역사를 썼다. 여자 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라는 금자탑을 올렸다. 대표선수들의 선전에 대한양궁협회의 얘기가 빠지지 않고 있다. 정의선 양궁협회장이 도쿄올림픽 준비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이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똑같은 규모의 대회를 열어 포상하겠다’고 선수들을 안심시킨 미담도 찡하게 다가온다. 대회장 환경을 실전처럼 맞춰 지원해 온 치밀함에 국민들은 ‘이게 진정한 협회의 모습’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림픽 메달 소식뿐만 아니다. 강원FC 양민혁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이 확정됐다는 낭보, 최경주 프로골퍼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 최저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가 관측되고, 온열질환자가 1,100여명이 발생하는 이상기온에도 스포츠 소식은 폭염과 열대야를 잊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