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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63년 수타면 한길 인생 뿌듯”

횡성 서원 ‘처가집 손 짬뽕’ 정기봉 사장 은퇴 준비
14살부터 중화요리 배워...“잘 자란 6남매 고마워”

◇자신의 가게 앞에서 선 정기봉 사장.

”14살때 인연을 맺은 수타면과 63년을 함께 한 인생이 자랑스럽습니다.”

횡성 서원면 소재지에서 정통수타전문점 ‘처가집 손 짬뽕’을 운영하는 정기봉(77) 사장은 은퇴를 준비 중이다.

충북 충주가 고향인 정 사장은 10대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홀로 원주에 와 정착했다. 생계를 해결해야 했던 소년은 중국요리 전문점에서 일을 시작해 주방에서 수타면 만드는 법을 배웠다.

자그만한 손으로 수타면을 만들다 보면 힘겹기도 했지만, 늘 즐겁게 일하며 20대 후반 원주에 ‘처가집 손 짬뽕’이라는 본인의 가게를 내고 40년 넘게 수타면만으로 요리를 만들어 많은 단골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그 세월동안 6남매를 낳았고 모두 장성해 스스로의 인생을 살고 있다.

9년 전인 2015년 횡성 서원면으로 음식점을 옮긴 정 사장은 사정이 넉넉지 않은 주변 이웃들과 흔쾌히 어울리며 서로 돕는 삶을 살아왔다.

서원면 소재지에 하나뿐인 중국요리전문점을 그만 두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때마침 인수 의향을 가진 중화요리 후배가 나타나 가게를 넘기게 된 정 사장은 “다행”이라고 했다.

정 사장은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희수(喜壽)가 됐다”며 “수타면으로 한평생을 살면서 6남매가 건강하게 잘 자라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활짝 웃었다. 횡성=유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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