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삶의 터전 빼앗는 철도공단” 주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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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

양양 인구정차장 부지 대형 리조트 개발…현남면민 환경 파괴 지적
유휴부지 내 시설 영업 중단 앞둬…인근 상인 생존권도 위협
200여명 대책위원회 구성…“사업 철회” 본사 찾아가 집회 예고
정치권·전문가도 잇단 중단 촉구…공단 “조망권 침해 최소화”

◇국가철도공단의 양양 인구정차장부지 개발사업에 따라 주민들이 운영하던 야영장, 캠핑장, 주차장 등이 모두 문을 닫게 되고 백사장 뒤편 소규모 상가들도 시설 운영 중단으로 매출 감소 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죽도해변 상가 일대.

속보=국가철도공단이 천혜경관 양양 죽도해변 일대의 국유지를 활용해 대규모 난개발에 앞장서고 있어 논란이 확산(본보 지난 17일자 1면, 18일자 5면 보도)되는 가운데 주민들이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단 본사를 찾아가 사업 철회를 요구하기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도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경관 전문가들 역시 심각한 조망권 침해가 불가피한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 “삶의 터전 빼앗는 행위, 반대투쟁 나설 것”=국가철도공단과 A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양양 인구정차장부지 개발이 본격화되면 죽도해변 인근 현남면 두리, 창리, 시변리, 인구리 등의 주민들은 삶의 터전과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 그동안 공단으로부터 철도 유휴부지 사용허가를 받아 운영한 야영장 등 다양한 시설들은 내년 1월1일부터 영업이 중단되고 해변 백사장 뒤편 소규모 상가들도 매출 감소 등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민 장모(41)씨는 “공단의 개발계획으로 평생 바닷가 주변에서 생활한 주민이나 상인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생겼다”며 “저렴한 숙박시설과 상가들은 모조리 사라지고 부유층을 위한 럭셔리 리조트만 남아 결국 기업만 배불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남면 시변리 일대 200여명의 주민들은 ‘인구정차장부지 개발사업’ 반대에 뜻을 모으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죽도해변 현장과 대전에 위치한 국가철도공단 본사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고 사업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김동길 두창시변리 이장은 “준정부기관이 힘없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환경을 파괴하고, 교통난·주차난·소음 발생과 같은 생활불편까지 초래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 중 누가 납득할 수 있는가”라며 “사업이 중단이 안 되면 대통령실 국민제안이나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전문가도 “난개발 중단” 촉구=정치권도 개발사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도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인구정차장부지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죽도해변이 위치한 곳으로, 리조트 개발이 추진되면 환경파괴와 조망권 침해 우려는 물론, 철도 유휴부지 사용허가를 받아 생계를 꾸려 온 주민들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도당은 “해당 사업의 추진이 ‘국민의 교통편의 증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국가철도공단의 설립 목적과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의당 도당은 지난 18일 논평을 내고 “준정부기관이 국민을 몰아내고 국토 경관을 사유화하고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의 특혜를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형 리조트 건설사업이 환경파괴는 물론 장기적으로 죽도해변 일대의 경기침체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경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바닷가는 자연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황금알 낳는 오리’처럼 편협한 시각으로 개발되면서 경관의 사유화와 독점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준정부기관마저 난개발에 나선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해변 일대의 조망권 침해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기존 주민 상가밀집지역은 지상 2층 이하의 단독형 풀빌라로 계획하는 등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하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고층건물은 밀집지역에서 이격해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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