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지난 12일 기준 달러당 1,379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2일 1,311원에 비해 68원 상승했다. 원화 대비 달러화 상승은 대한민국 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는 큰 지표중 하나다. 코로나 직후 크게 하락했던 환율은 지난해부터 크게 요동치고 있다. 또 다른 경기 침체의 바로 미터인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지난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도내 외식 물가 상승률은 4.23%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3.16%와 비교해 1.07% 포인트 올랐다. 강원물가정보로 살펴보면 외식용 생맥주는 지난달 기준 4,199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980원보다 219원 올랐다. 칼국수 가격도 1인분 7,493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7,145원보다 348원 상승했다. 이미 사과는 물가 상승을 대표하는 용어로 정착했고 신선채소와 신선과일 모두 가격이 폭등, 전체 물가의 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유가마저 비상이다. 중동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가와 금값이 급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배럴에 90.43달러를 돌파했고 서부텍사스산 원유 또한 1배럴에 86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중동 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는 곧 안전자산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은 지난 13일 한때 사상 처음으로 1온스(28.34g)에 2,4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19일 기준 1g당 10만5,599원에 이른다. 이처럼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시그널이 이어지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시계를 필자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말로 돌려본다. 당시 인터뷰 대상은 2000년대 남이섬의 전성기를 이끈 강우현 탐나라상상그룹 대표이사 였다. 필자는 강우현 대표이사에게 코로나19 이후 경제 변화에 대해 질문했다. 이때 강우현 대표이사가 했던 대답은 인상적이었다. 강우현 대표이사는 "코로나를 극복한다고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전에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나쁜 상황에서 더 나빠졌을 뿐이다. 그렇다면 다시 나쁜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코로나19 이전 대한민국 경제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경기 불황에 모두가 힘들어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1.4%였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은 -0.7%였지만 2021년 4.3%로 반전에 성공했다가 2022년 2.6%로 하락했다. 문제는 2019년 2.2%, 2018년 2.9%, 2017년 3.2%, 2016년 2.9% 등으로 2%대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다. 강우현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종료 이후 나아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강 대표이사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삼켰기에 종료만 된다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기대감만 풍부했다. 여기에서 '정상'의 의미는 경기가 좋아지거나 나아진 호황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경기는 이같은 기대감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언제 경기가 나아질 것 인지에 대한 전망조차 하기 힘들다. 모두가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다.
본보는 지난 11일 4·10총선 당선자와 18개 시·군단체장 및 의장 등을 초청해 현안 토론회를 가졌다. 이때 참석한 시장 군수 및 시군·의장과 기관 단체장은 이구동성으로 경기 활성화에 당선자들이 앞장 서 줄 것을 요청했다. 정당과 선거구 등이 다른 의원들에게 한마음 한뜻으로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전쟁 같은 총선이 끝났다. 이제 당선자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 보인다.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의 대한민국 호(號)를 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