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향해 300여기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쏘며 중동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확전 여부의 열쇠를 쥔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다만 "이 당국자들은 양국 모두가 승리감을 지닌 채 다시 거리를 둠으로써 확전을 제한할 출구가 생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이란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에 약 300기의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을 제거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무력 보복이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을 비롯한 다층 방공망으로 자국을 공격한 드론과 미사일의 99%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과 관련, 이스라엘은 이란과 전쟁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이번 공습에 대해선 상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있었던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고 잔인한 공격으로, 마치 선전포고처럼 보인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이 이스라엘에 맞서려는 더 광범한 시도의 일부이며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향후 대응은 방어적인 행동이라면서 "이 상황에서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수십 년 동안 대리인을 내세워 우리와 전쟁을 벌여 왔다"면서 "우리는 자유세계의 모든 가치를 말살하려는 악의 제국을 만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세계가 그들에게 맞서 '안돼, 우리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할 때"라며 "이것이 이란이 자유세계와 벌이고 있는 전쟁의 또 다른 진전이며 그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 세계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항상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세계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특히 이란 공격에 대응해 "동맹국들과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또 "우리는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집중된 방식으로 매우 책임감 있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는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4일 오후 4시(현지시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해 전날 있었던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출석해 "중동은 벼랑 끝에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파괴적인 전면전의 실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각 국이) 진정하고 긴장을 완화할 시기이며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유엔 헌장은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반해 무력을 사용하거나 유엔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을 회원국에 상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벼랑에서 물러설 때"라며 "중동의 여러 전선에서 대규모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중동 지역은 물론 세계 역시 더 이상의 전쟁은 감당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전날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직후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소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