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동해항 컨테이너선 국제항로 취항에 거는 기대

지역 숙원사업인 동해항 컨테이너선 국제정기항로가 첫발을 내디뎠다. 동해항이 환동해권 글로벌 복합물류 거점항만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해시가 대한민국 동해안의 해상 관문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동영해운(주)의 전용 컨테이너 선박이 지난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부터 동해항으로 입항했다. 이번에 취항한 선박은 8,000톤급(DWT) 규모의 최대 적재량 700TEU, 길이 121m의 전용 컨테이너선이다. 앞으로 두 달간 월 3~4항차가량 시범 운항을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정해진 일정에 맞게 주 1항차를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동해항, 부산항을 오갈 예정이다. 동해항을 통해 우드펠릿, 이탄, 조사료, 수산물 등을 수입하고 중고자동차, 자동차부품, 화장품 등을 수출하는 루트가 마련되는 것이다.

컨테이너선 국제정기항로 취항으로 동해시의 향후 포부도 실현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시는 2024년까지 동해신항 건설과 연계해 기존 벌크화물 기능을 신항으로 이전하고 동해본항은 고부가가치 항만기능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송정동 일대 54만㎡에 동해항 배후 물류 기능 단지를 건립하기로 하고 올 연말까지 6억원을 들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다. 송정동 물류단지에는 철송장(2만8,000㎡), 철도CY(9만㎡), 물류창고, 화물터미널, 지원시설 등을 갖추겠다는 밑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북평지구 일대 추가 지정과 주한 러시아 대사관 동해사무소 유치, 송정동 일원 고려인촌(러시아마을) 조성 등 개청 이래 동해시의 변함없는 비전이었던 환동해권 북방경제시대 산업물류 중심도시로의 도약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동해항에 1조8,783억원을 쏟아붓는다.

한·러 카페리 운항,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 사태 등으로 북방경제권과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북방항로 거점항만 육성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동해안 거점항만 지위를 두고 강원도와 경상도, 부산시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해항이 이를 뚫고 중심항이 되기 위해서는 물동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나가면서 러시아,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까지 아우르는 항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동해시는 과거에도 동해항 컨테이너선 취항을 추진했지만 하역 인프라 미비와 수출입 물동량 부족으로 인해 두 차례 정기항로가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더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북방경제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동해안의 대표 관문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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