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다시 한 번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 새벽 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피파랭킹은 한국이 28위, 사우디가 54위이며 상대 전적은 한국이 4승 7무 6패로 열세다.
평가전에 불과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매우 중요한 경기다. 부임 후 5경기 동안 3무 2패에 그치며, 1992년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5경기째 승리가 없는 감독이 됐다. 국가대표 감독과 상관 없는 일정을 많이 소화하고, 한국보다는 해외에 거주하는 시간이 더 많은 탓에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까지 나빠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열린 웨일스전에서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0대0 무승부를 거둔 후 아들을 위해 상대 간판 미드필더인 아론 램지(카디프 시티)의 유니폼을 챙기는 모습까지 보여 빈축을 샀다. 한국 대표팀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며 경질 여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부임 후 처음 만나는 아시아 팀인 사우디까지 잡지 못한다면 이 같은 경질 여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기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달린 ‘단두대 매치’라고 표현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2대1로 꺾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A매치 5연패 중이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지만 만치니 감독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에서도 1대3 완패를 당했다. 이렇게 부진한 사우디에게도 이기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변명은 무의미하다.
위기에 처한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을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춘천 듀오’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튼)이 나선다. 영국매체 ‘풋볼365’에 따르면 이들은 올 시즌 EPL에서 기대득점 값보다 1.6골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피니셔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들은 현재 팀 내 득점 1위이기도 하다.
주장인 손흥민은 웨일스전에서도 풀타임 활약한 만큼 선발 출전이 확실해 보인다. 황희찬은 웨일스전에서 홍현석(헨트)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지만 홍현석이 웨일스전을 마친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상황이어서 이번 경기는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이들 모두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