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사과에 대해 "헐리우드 액션으로 국민을 눈속임할 수 있다는 그 오만이 놀랍다"라면서 "마지 못해 사과하는 시늉을 한들 단지 말 뿐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휴가 중인 김 대표는 3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의 패륜은 아무리 봐도 구제불능. 민주당 혁신위는 패륜위원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지적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혁신위원장 자리에 꿀이 발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좋긴 좋은가 보다. 하기야 '철없는 교수' 자리를 하루 빨리 내던지고, 이재명 대표의 '차도살인'에 공을 세우면 차기 국회의원 자리를 꿰찰 수 있을테니, 절세(絶世)의 처세술로 그동안 절묘한 줄서기를 해왔던 능력을 발휘할 찬스를 놓치기 싫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사실 냉정히 따져 보면, 연봉 3억원을 받는 금감원 부원장 자리가 너무 좋아 '치욕'을 참으면서도 버텼던 그 이중인격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기를 바라는 저의 기대가 잘못된 것이겠다. '짝퉁 좌파 국어사전'에 '치욕'이라 쓰고 '탐욕'이라 읽어야 한다고 적혀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저의 과오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참으로 기괴한 일은 이재명 대표가 잠수를 탔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삼고초려 끝에 초빙해온 보물 같은 인물이 이렇게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계신데, 이 대표는 오불관언(吾不關焉:옆에서 일어나는 일에 모른 척하는 모습)이다"라면서 "'침묵이 금'이라고 여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방의 작은 티끌에도 징계, 파면, 윤리위 회부, 탄핵을 부르짖던 그 호기로움은 어디로 사라졌나. 혹시 '이 정도 일을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이냐'라고 생각하고 계신건가"라면서 이 대표를 직격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에 있어 '윤리 기준'은 '강자의 이익'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보면 이 대표가 임면권자로서 사과해야할 사안이 아니라 표창장을 주어야 하는 사안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당 같으면 이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벌써 중징계를 했을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상대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반면교사로 삼아 도덕 기준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초비상'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 2004년 정동영 당시 대선후보의 '노인 비하' 발언 트라우마가 떠오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도부는 '후폭풍'을 최소화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즉각적인 사과가 이뤄지지 않자 지도부가 지난 2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대리 사과'한 데 이어, 이날도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재차 노인회를 방문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 위원장도 발언 나흘만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하는 한편,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 머리를 숙였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노년층 지원을 위한 각종 법안과 정책 추진 계획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노인 단체들이 줄곧 요구해 온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확대안'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의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