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산학협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국 대학에 설치된 첨단학과 정원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강원도내 대학 고사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2024학년도 정원 배정 결과 23년만에 수도권 대학 정원이 증원된 데 이어 또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생 정원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대학에서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최근 "산업환경 변화에 맞춰 첨단분야 등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인재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계약학과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한다"며 "첨단산업 분야의 인력양성을 위해 계약학과를 설치·운영하려는 대학과 산업체는 6월부터 대폭 완화된 계약학과 설치·운영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별도의 계약학과 설치 없이도 기존 학과에 계약정원을 추가해 운영할 수 있게 되는 등 정원 제한이 대폭 해제된다.
그러나 첨단학과가 대부분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에 설치돼 있는데다 수도권에서만 정원을 채우는 등 설치를 둘러싸고 지역 격차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고 있어 결국 지역 대학 소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교육부의 대학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계약학과 229개 중 강원도내 학과는 4%인 9개에 불과하다. 이 중 정원을 채운 곳은 1곳 밖에 없었으며, 2곳은 입학생이 한명도 없었다. 반면 서울과 경기에는 각각 46개, 54개가 설치돼 있어 전체의 44%에 이를 뿐 아니라 충원율도 100%를 상회했다.
지역 대학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 연합인 7개 권역 지역대학 총장협의회 연합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간의 불균형이 있는 상황에서 지역과 관계없이 정원 증원을 할 경우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이 심해지고 비수도권 대학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첨단분야 정원 배정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