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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밥·쌀·양곡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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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食口)는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다. 한 상에 빙 둘러앉아 한솥밥 먹으며 정과 유대감을 쌓아 간다. 회사에서는 직원들 단합을 위해 회식을 한다. 정치인들도 ‘식사 정치’를 통해 외연을 확장한다. 부모가 자식과 밥을 먹으며 사람으로 살아가는 도리를 가르치는 ‘밥상머리 교육’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다. ▼한국인들에게 “언제 밥 한번 먹읍시다”는 일상적인 인사 멘트다. “한국인은 밥 한번 먹자고 해놓고 만날 시간을 정하지 않는다. 그 모습이 참 낯설었다”고 말했던 한 외국인이 떠오른다. 이처럼 한국에서 밥은 관계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요즘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이 대세가 되고 있다. 유튜브와 TV에서는 먹방이 인기다. 영상을 보면서 출연자와 밥을 함께 먹는 감정을 나누는 ‘마음의 교류’가 먹방의 본질이라고 한다(한민,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2022.).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3년 이후 가장 적다. 30년 전인 1992년 112.9㎏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농협에서 수매하는 쌀의 재고가 매년 늘어 풍년이 든 지난해에도 재고 쌀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은 재고 쌀 증가와 쌀값 하락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농심은 멍들고 있다. ‘풍년의 역설’이다. ▼지난해 전국 쌀 재고량이 41만톤에 달하자 최근 남아도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이 국회에 부의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추진에 정부 여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표결을 진행하면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대립하고 있다. 쌀값 폭락으로 인한 쌀 재배농의 한숨과 고통을 정부가 책임져 줘야 한다는 민주당과 재고 쌀을 모두 의무 매입하는 것은 정부 재정에 상당한 압박이자 포퓰리즘이라는 국민의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솔로몬의 지혜가 발휘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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