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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인제빙어축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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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낚시꾼들을 일컬어 강태공이라 한다. 강태공은 중국 고대의 실존 인물이다. 정치가이자 전략가로 제나라의 초대 군주였다. 그는 나이 70세가 넘도록 관직에 나서지 않고 집 근처인 위수 강변에서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강태공이 물고기를 낚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줄 사람을 기다리며 세월을 낚았다는 말이 후세에 정설로 전해지고 있다. ▼매년 1월께면 인제군 남면 일명 ‘빙어호’에서 겨울축제가 열린다. 인제빙어축제다. 강태공을 자처하는 전국의 빙어낚시꾼들을 설레게 한다. 인제빙어축제는 1998년 처음 시작됐다. 1990년대 겨울 국도 44호선을 이용해 동해안을 가던 관광객들이 소양호에 빙어낚시를 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지역 주민들이 이들을 상대로 요깃거리와 낚시도구를 판매했던 것을 인제군에서 축제로 만들었다. 대한민국 겨울축제의 효시(嚆矢)다. ▼올해 23회를 맞는 축제에 어려움도 있었다. 2011년에는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구제역으로 축제가 취소됐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쉬었다. 날씨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이상기후로 인해 2015년, 2016년 축제도 건너뛰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며 지난 설 연휴 기간 10만명 넘게 축제장을 찾았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되면서 각 자치단체들의 축제는 다시 한번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원조를 모방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일부 축제의 경우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베끼기가 난무하기도 한다. 인제빙어축제가 여기서 안주해서는 ‘그저 그런’ 축제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인제빙어축제만이 가진 특별함이 필요하다. 혁신과 변화가 요구된다. 인제군의 빙어호 일대 사계절 관광단지화 사업은 특별함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성년을 훌쩍 넘긴 인제빙어축제가 독일 옥토버페스트·브라질 리우삼바축제·일본 삿포로눈축제 등 세계 3대 축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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