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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개간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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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군 해안면 주민들이 70년 가까이 생명을 담보로 황무지를 옥토로 만든 개간비용이 인정됐다. 주민들이 수십년간 지뢰밭에서 목숨 걸고 일궈낸 생명수당인 셈이다. 그동안의 주민 갈등도 일단락됐다. ▼해안지역은 도내에서 최초로 민북마을이 조성된 재건촌(再建村)이다.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으로 형성된 군사분계선과 접한 수복지구다. 이곳에 살던 원주민 대부분은 전쟁 이후 북한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전쟁의 포화로 폐허가 된 채 버려진 접경지역을 복원하고 남한의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1956년(현1·2·3리와 오유1리) 160가구 965명, 1971년(오유2리, 만대리) 두 차례에 걸쳐 전국에서 살던 외지인들을 정책적으로 이주시킨 선전마을로 조성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국유화된 무주지(주인 없는 땅)에 대한 적정한 개간비 보상을 요구하며 정부세종청사를 비롯한 국회 등에서 대정부 투쟁을 이어 왔다. ▼올 초 기획재정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양구군, 주민들이 강원대에 의뢰한 ‘해안면 내 국유지 개간비 산정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에서 3.3㎡(1평)당 평균 4만1,704원씩의 개간비를 산정했다. 강원대 용역팀은 벌목 등 공사비 2만1,904원에 지뢰제거비 1만9,800원을 포함한 개간비를 평균 4만1,704원으로 결정했다. 최종 개간비는 난이도에 따라 3만8,549원에서 최고 4만4,858원 등 5개 구역으로 분류했다. 해안면 현1·2·3리와 오유1·2리, 만대리 등 6개 지구 1만290필지, 5,779만7,485㎡의 무주지를 주민들이 개간해 농토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2020년 수복지역 내 소유자 미복구 토지의 복구등록과 보존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개정, 무주지를 국유지로 전환했다. ▼정부는 향후 해안면 일대 국유지에 대해 주민들의 매수신청을 받아 감정평가를 실시한 뒤 평가금액에서 개간비를 뺀 나머지 금액으로 토지를 주민들에게 매각할 예정이다. 개간비가 산정된 만큼 하루빨리 감정평가를 거쳐 농민들이 농사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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