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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헬기사고 사망 여성 2명 DNA로 신원 확인…50대 정비사의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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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에서 채취한 혈액과 생전 사용 물건·유족 DNA 정보 일치
회재로 대부분 타고 블랙박스 없어 원인 규명 장기화 전망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강원 양양에서 산불 계도 비행 중이던 임차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5명 중 여성 2명은 50대 정비사의 지인임이 유전자 정보(DNA)를 통해 밝혀졌다.

속초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긴급 감정을 의뢰한 결과, 숨진 여성 2명은 속초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탑승자들과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당초 이들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50대 여성들로 알려졌다.

이들 여성 2명은 사고 당일 숨진 50대 정비사의 차를 타고 계류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장 A(71)씨, 정비사 B(54)씨, 부정비사 C(25)씨의 시신에 대해서도 DNA 긴급 감정을 통해 애초 파악한 대로 신원이 일치함을 확인했다.

경찰은 숨진 2명이 시신 소훼 정도가 심한데다 차량에서 지문이 나오지 않는 등 과학적인 증거가 없어 이륙 후 탑승자가 바뀌었을 만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DNA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다행히 시신에서 혈액 채취가 가능해 이를 사망자들이 생전에 사용했던 물건에서 채취한 DNA 정보 및 유가족들의 DNA 정보와 대조한 결과 모두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헬기와 관련이 없는 여성 2명의 탑승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사고와 관련해 항공 당국으로부터 항공안전법 위반 행위에 대한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이를 수사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사망자 5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되면서 이들의 장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들은 현재 양양장례문화원에 안치돼있는 시신을 인계받아 고향으로 옮겨 장례를 치를 것인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10시 50분께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5명이 숨졌다.

사고 직후 동체에서 발생한 화재는 1시간 15분 만에 꺼졌고 기장 A씨 등 2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잿더미 속에서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추락한 헬기는 속초시·고성군·양양군 등 3개 시군이 공동으로 임차해 운용 중이며, 이날 공중에서 산불 취약지 예방 활동을 벌이는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S-58T 헬기는 미국 시코르시키사(社)가 1975년 2월 제작한 S-58T 기종으로 탑승 정원은 18명, 최대 이륙 중량은 5천681㎏이다.

지난달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 추락한 헬기의 잔해가 1일 트럭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오전 사고현장에서 헬기잔해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사고 발생 나흘 만인 이날 오전 본격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헬기 잔해물을 트럭에 실어 경기 김포에 있는 보관소로 보냈다.

사고 현장에는 조사관 일부가 남아 내일(2일)까지 미수거 잔해물이 있는지 살핀 뒤 본격적인 원인 규명에 돌입한다.

사조위는 지난달 28일 헬기 잔해 위치와 모습을 꼼꼼히 기록한 데 이어 초동 대처에 나섰던 소방당국과 경찰, 지자체 등 관련자들로부터 진술과 관련 자료도 수집했다.

잔해물까지 수거함으로써 현장 조사는 끝이 났으나 이는 기본적인 자료 수집 단계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고 조사의 경우 대게 1년을 목표로 조사하지만 이를 훌쩍 넘는 사례가 많다.

게다가 중형 규모 헬기의 잔해물이 3.5t 트럭 1대에 모두 실릴 정도로 추락 후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잿더미가 돼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행 기록 장치인 FDR(통칭 블랙박스)가 장착돼있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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