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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소통과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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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커티삭’이라는 위스키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그 양주를 한때 ‘레이건위스키’라고 했다. 과거에 박정희 대통령이 막걸리를 즐겨 마시는 모습을 국민들은 자주 접했다. 농민들과 때로는 요인들과도 마셨다. 국민은 그런 모습을 통해 소통의 정치, 지도자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소통이란 공감의 다른 표현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종의 상상력이다. 그 상상력을 자신의 행동으로 연결할 줄 아는 자가 소통에 능한 사람이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마음은 ‘뜻이 같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군가가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겸손과 아량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는 비굴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다. ‘소통’은 내 뜻이 관철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이다. 셰익스피어는 “정치와 통치는 타협의 기술이요, 한 가지 관심사를 다른 관심사와 저울질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무섭게 발전한 과학의 힘으로 ‘기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제2의 신’이 된 시대인 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소통은 더욱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대통령의 참을성 없는 소통 부족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말미에 MBC 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목소리를 높여 가며 언쟁한 일을 뜻한다. ▼소통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내의 인(忍)은 심장(心)에 칼날(刃)이 박힌 모습을 본뜬 글자다.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 참느냐, 거기서 삶이 결판난다. 인생사가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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