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말의 힘’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진실한 메시지다. 처음 원고는 백인들을 규탄하고 방어적인 언어였는데 연설 직전 꿈을 이야기하는 자기 확신형의 말로 수정했다고 한다. 진실함을 최우선 가치에 놓고 언어를 정리한 것이 그를 지도자로 바꾼 순간이었다. ▼진실함이 담겨 있는 말은 고사하고 요즘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 파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그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이 먼저라는 취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참사의 예방과 대응에 책임이 큰 주무장관이라면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도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 이태원 참사로 모두 158명이 목숨을 잃고 수많은 유족과 생존자들이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다자 정상회담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일부 야권 진영 인사의 막말도 도를 넘어섰다. 한 종교인이 페이스북에다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라고 쓰는가 하면, 또 다른 종교인은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모습의 합성 이미지를 담았다. 대한성공회 김규돈 신부와 천주교 박주환 신부가 이들이다. 누구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성직자의 행태라고는 이해가 안 된다. ▼말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감의 도구인 동시에 공격과 분열의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폭력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은 오가는 말이 거칠어진 탓이 크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병든 말을 아이들이 배우고 이 아이들이 자라 더 험한 말을 주고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상대를 존중하는 존댓말 쓰기가 몸에 배면 마음과 감성을 담당하는 우뇌(右腦)가 풍부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존댓말 교육이 널리 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늘 따라 더욱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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