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무궁화의 고장, 홍천을 가다]매콤 김치소에 고소한 메밀…돌돌말면 ‘환상의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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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껍질 솎고 솔살만 불려 만든 홍총떡
꽉찬 머릿고기·곱창…얼큰한 순대국밥
30년 전통 햄버거·피자도 인기 먹거리
리얼옥수수빵·쌀로만든 케이크 이색적

◇'주영이네' 홍총떡

■뽀얀 메밀의 맛 '홍총떡'=시장 안에 들어서면, 지글지글 메밀 부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홍천메밀총떡'의 줄임말인 '홍총떡' 굽는 소리다. 돌돌 말린 메밀피에 익은 김치가 들어가 있는 '메밀전병'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타 지역의 메밀전병은 통상적으로 메밀 껍데기가 같이 들어가 진한 갈색, 혹은 거뭇거뭇한 색깔을 띄는 데 반해 홍총떡은 뽀얀 메밀 속살만을 잘 불려 사용하는 만큼 하얀 색이다. 특산품으로 메밀을 내세우는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뽀얀 메밀을 갈은 뒤 잘 부친 국산 메밀 총떡이다. 화려한 마케팅도, 부침 기술도 좋은 국산 메밀을 잘 불려 껍질을 솎고, 갈아낸 진심의 맛을 따라갈 수 없다.

총떡 만 원어치를 주문하면, 즉석에서 총떡이 고소하게 익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 길든 솥뚜껑에 고소한 들기름을 돌돌 바르고, 질게 반죽한 메밀 반죽한 스푼을 얹어내면 주재료 준비가 끝난다. 홍총떡의 가장 중요한 '조연'은 김치다. 오로지 이 조연을 만나러 소박한 공연장을 찾고 또 찾는, 일명 '회전문 관극'을 하는 관람객이 있을 정도로 주연만큼 인기가 좋은 주연이다. 집집마다 달리 양념한 김치소며 절인 채소가 다채로운 맛을 내게 하는 포인트. 홍천시장 내 총떡집 약 17곳을 전부 돌아도 같은 맛이란 없다. 이동순(64)씨가 운영하는 '주영이네 부침' 소는 절인 배추와 삶은 무를 고춧가루로 양념한 뒤 들기름에 볶아 만든다. 쫄깃한 반죽과 아삭한 소의 조화가 일품이다. 고소한 메밀맛과 매콤칼칼한 소가 모자람 없이 어우러지며 입맛을 돋군다. 모퉁이를 돌면 만날 수 있는 최순예(66)씨의 '성수상회' 총떡은 아침마다 절여 숨이 살짝 살아있는 배추와 소금 양념간으로 입맛 돋게 양념한 무의 조합이 일품이다. 가장 뒤쪽 골목에서 가장 오래 장사를 했다는 유경순(72)씨의 '은영이네' 총떡은 씹는 맛이 느껴지게 썬 배추와 입맛 돋구는 듯 짜지 않게 양념한 무가 어우러져 끝없이 입 안에 들어가는 맛이다. 같이 파는 수수부꾸미도 한 입 물면 고소하고 입 안에서는 팥소와 수수, 찹쌀이 어우러져 코와 입이 모두 즐겁다.

■풍년식당=오래된 시장에서 얼큰한 순대국밥 한 그릇을 빠트릴 수 없다. 홍천 시장 뒷골목에 위치한 '풍년식당'은 열두시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운다. 따로국밥, 말아국밥, 소머리국밥, 편육, 머리고기, 순대에 술국까지. 으레 장터 순대 하면 떠올릴 만한 메뉴들이 늘어선 메뉴판이 정겹다. 이곳의 국밥은 전통 방식으로 곱창까지 알차게 들어간 점이 포인트. 국물도 손수 우린 사골 육수라고 한다. 순대는 피순대 맛 보다는 쫄깃한 당면 순대에 더 가까운 맛인데, 풍성하게 들어간 머릿고기며 곱창과의 조화가 일품이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 시원한 국물을 호로록 떠 넣고, 국물에 새우젓을 풀어 순대 한 입, 머릿고기 한 입을 차례로 맛보고 있으면 등에는 어느새 땀이 맺히고, 추웠던 속까지 뜨뜻해진다.

◇몽고피자 몽고햄버거

■몽고피자=홍천전통시장에는 과거의 추억과 최신의 트렌드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몽고피자'가 바로 그 주인공. 개업한 지 30년이 넘었다는 이곳은 홍천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현지인 맛집이다.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레트로' 인테리어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옛날햄버거. 촉촉하게 구운 빵 위에 달걀, 패티, 양배추, 건포도, 땅콩가루, 달걀, 햄을 순서대로 쌓고 다시 빵을 올려 나온다. 보기엔 길거리에 파는 흔한 토스트와 다를 것이 없어보이지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독특한 맛에 놀라게 된다. 우선 기름기 있게 구운 빵과 달걀, 패티의 고소한 맛이 만족스럽게 첫 맛을 끌고가고, 곧바로 케첩·마요네즈 소스에 버무린 양배추가 느끼함을 잡아준다. 그 뒤로는 은은하게 느껴지는 땅콩가루의 고소함과 건포도의 상큼함이 조화롭다. 홍천의 자랑거리로 삼아도 손색없는 맛이다.

◇홍천전통시장 떡집

■지역색 살린 디저트 아이디어 넘치는 카페=배부른 식사를 했다면 이젠 후식을 챙길 차례. 홍천시장에는 디저트를 찾는 이들의 기분까지 흡족하게 해줄 먹거리가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홍천 주민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집이 '오병이어떡집.' 좋은 재료로 채워넣은 떡과 실한 속재료가 이 집의 인기 비결을 단박에 알 수 있게 해준다. 박숙경(53)·현경(50)·기석(47) 삼남매가 홍천 곳곳에서 운영하는 떡집 중 한 곳으로, 홍천읍 태양리에서 본점을 운영하는 맏이 박숙경(53)사장이 20여년전 부산의 한 떡집에서 노하우를 배워왔다고. 홍천 안팎의 농가로부터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좋은 국산 재료를 아끼지 않고 투입하고, 성수기에는 새벽 세시부터 출근해 떡을 직접 만든다. 호박떡과 콩·팥떡 등 디저트용으로 먹기 좋은 메뉴는 물론, 명절 차롓상에 올리기 편한 얼린 송편도 판매하니 홍천에 들렀다면 맛을 보는 것도 좋겠다.

◇솔아띠몽 리얼찰옥수수빵

홍천 고유 특색을 담은 디저트를 찾는 이들이라면 솔아띠몽의 '홍천리얼찰옥수수빵'을 추천하고 싶다. 델리만쥬 같은 생과자 빵에 옥수수와 치즈를 가득 채워 만든 디저트다. 옥수수빵은 갓 구워 따끈한 상태로 바로 먹는 것이 제맛. 입에 넣는 순간 폭신한 빵과 달달한 콘치즈가 기분좋은 만족감을 준다. 손가락 만한 빵 한 개에 옥수수를 70g씩 넣어 마지막 한 입까지 톡톡 터지는 재밌는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디저트다.

◇쌀로 쌀케이크

속이 편한 케이크를 찾고 있다면 '쌀로'가 있다. 쌀로는 홍천 토박이인 이현정(29)씨가 8년간 경력을 토대로 지난해 차린 디저트 가게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쌀로'의 메뉴는 밀가루 대신 쌀을 이용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케이크를 좋아하지만 소화시키기 어려워하는 어머니를 위해 '쌀케이크'를 만든 것이 '쌀로'의 시작이라고. 쌀케이크라면 떡을 떠올려 거부감을 갖기 쉽지만, 쌀로의 케이크는 일반 밀가루케이크와 맛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느끼함은 덜고 고소함은 더한 풍미에 포크질을 멈출 수 없는 곳이다. 직접 담갔다는 식혜와 수정과를 곁들이면 오후의 티타임이 더욱 즐겁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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