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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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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옥에 갇힌 죄수의 관리를 담당하는 관청으로 전옥서(典獄署)가 있었다. 또 포도청이나 의금부에도 잡아 온 죄인을 가둬 두는 감옥이 있었다. 근대적인 교도소(矯導所)가 들어오는 시기는 구한말이다. 갑오개혁이 시작되면서 법정과 재판 절차가 들어옴에 따라 경성감옥이 세워졌다. 곧 경술국치로 인해 일제가 이를 서대문 형무소로 개축하고 교도소 제도가 시작됐다. ▼교도소의 속어로는 큰집, 학교, 국립 호텔, 감방, 빵, 잡방, 철창 등이 있다. 대표적인 님비 기관이다 보니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 교도소가 있는 경우는 드물고 산지로 둘러싸인 외곽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다. 교도소는 국가 중요시설이라 웹 지도, 항공사진, 내비게이션 등에서 검색 및 표시가 되지 않는다. ▼교도소를 유치하려는 지방도시들 간의 경쟁이 뜨겁다. 교도소가 들어오면 교정시설 종사자가 늘고 수형자 면회객 방문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태백과 경북 청송, 전북 남원 등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도시들마다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태백시는 수년간의 노력 끝에 교정시설 유치에 성공했다. 태백시는 1980년 광산 경기가 호황일 때 13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지금은 4만명이 붕괴될 만큼 줄었다. 2024년에는 장성광업소 폐광도 예정돼 있어 주민들의 교도소 유치 노력은 절박감 그 자체였다. ▼태백 교정시설은 2025년 착공에 들어가 2028년까지 황지동 산 6번지 일원 44만1,082㎡ 부지에 들어선다. 사업비는 2,450억원 규모로 법무부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등을 위해 올해 4억원과 내년 42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정원은 수용자만 1,500명 선이다. 태백시는 예정대로 2028년 태백교도소가 완공되면 500여명의 직원 및 부양가족을 포함한 1,500명 이상의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한다. 환영받지 못하는 대표적 님비 시설이었던 교도소가 이제는 폐광지역 경제의 희망이 되며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반열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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