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유일무이한 고성 대진항의 해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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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작가, 오는 29일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

이진수 作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

새벽 3시, 고성 대진항을 가면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아 작은 불빛 하나에 의지한 채 출항을 준비하는 해남(남자 해녀)들을 만날 수 있다.

바닷속을 잠수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이들은 생계를 위해 오늘도 차가운 물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낸다.

이진수 사진작가는 대진항에서 살아가는 해남의 삶을 기록하고자 '대진 해남'을 주제로 오는 29일부터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에서 사진전을 펼친다.

이번 전시는 이 작가가 해남들과 2년 동안 최북단 저도어장 현장을 누비며 함께한 순간들을 휴머니즘적 시선에서 풀어낸다.

이 작가는 깊은 수심의 한계를 넘나드는 해남의 적나라한 표정과 몸짓을 통해 이들의 극한 삶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이진수 作

최북단 접경 지역이라는 고성의 지역 특성 탓에 대진항 사람들은 해안 출입과 어선 통제 등 다른 항구보다 많은 제한을 받아야 했다.

이에 대진의 남자들은 70년대부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잠수를 시작하게 됐다. 이들은 해녀와 같은 복장으로 아무런 장치 없이 바닷속을 누비는 탓에 수중 침투 간첩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역적 한계와 여러 오해에 부딪힘에도 여전히 바닷속을 오가는 대진 해남은 현재 60대 이상의 어르신 약 10명 정도만이 남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 작가는 분단의 역사를 간직한 대진 해남을 지역적 생계형 문화유산이라 표현, 한 사람이라도 잠수를 계속할 때까지 사진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 약속했다.

그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고성 대진이 유일 해남 존재가치와 문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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