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소나무가 사라진다…설악산서 원인불명 집단고사 ‘비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설악산 소나무 집단고사 현장
강원도·산림청 합동조사 벌여
재선충병은 아닌 걸로 판명나
기후변화로 스트레스 가능성
당국,이럴경우 대책없어 고민

◇설악산국립공원 한계리 일대 집단고사한 소나무. 사진제공=녹색연합

기후변화로 소나무가 사라질까.

설악산국립공원 내에서 원인미상의 소나무 집단고사 현상(본보 지난 12일자 5면 보도)이 발생, 당국이 21일 합동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에서는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사실이라면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원도 산림보호팀과 북부지방산림청, 국립산림과학연구원은 21일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국립공원내 생태공원에서 소나무 20여 그루의 집단고사 현상에 대한 긴급 현장조사를 벌였다. 첫 발견 당시 소나무재선충병 발병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감염목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고사 원인이 미궁에 빠진 상태다.

강원도와 산림당국은 이같은 현상이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이날 현장조사와 정밀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기로 했다. 여기에 설악산 장수대 암석 능선에서도 집단고사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산림과학연구원이 향후 추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21일 강원도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들이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국립공원 소나무 집단고사 현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도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에서는 오대산, 태백산, 삼척 덕풍계곡, 경북 울진 등 백두대간 축에서도 소나무 고사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강원도와 산림당국도 이날 조사에서 일단 기후변화 스트레스로 인한 고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겨울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수세가 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장에서는 소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솔흰점박이바구미와 송곳벌 유충 등의 흔적이 대거 발견됐다. 기후변화로 약해진 소나무가 해충을 버텨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장의 판단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이날 고사목의 시료를 정밀조사에 착수한 만큼 조만간 원인이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조사 결과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판명될 경우다. 마땅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 수종인 소나무가 기후변화 영향으로 2060년에는 강원도 고산지대 등 한반도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녹색연합은 “정부의 적극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이며 지금보다 다양한 차원이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기후스트레스로 죽어가는 금강소나무는 생물다양성 위기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정부의 기후위기 적응 대책 차원에서 소나무 고사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관계자는 “아직은 원인을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지난 겨울 기후의 영향이 커 보인다. 조만간 원인에 대한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