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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군주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거행됐다. 장례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정상과 왕족 등 500명과 영국 전·현직 총리 등을 포함해 약 2,000명이 참석했다. 여왕이 지난 8일(현지시간) 96세로 서거하자 그동안 전 세계의 추모 행렬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재위기간 70년 동안 여왕이 얼마나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영국 국왕은 영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까지 15개국의 군주이자 56개국이 참여한 영연방의 수장이다. 덕망 높은 여왕은 영국의 ‘정신적 지주’로서 대영제국 해체 이후에도 영연방을 묶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왕실 무용론’이 퍼지지 않고 21세기에도 군주제가 유지되도록 지켜냈다. 이집트의 마지막 국왕 파루크 1세는 “20세기 말이면 세계에는 단 다섯의 킹만 남을 것”이라는 진담 반 농담 반의 예언을 했었다. 다섯의 킹은 트럼프 카드의 하트·다이아몬드·클로버·스페이드 4개의 킹과 대영제국의 킹을 의미한다. ▼파루크 1세의 예언과는 달리 여왕이 서거하자 영국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군주제 폐지 여론이 불붙고 있다. 강력한 구심점이 사라지자 연방 내 다른 국가들에서는 공화제 전환 논의가 빗발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영국의 과거 식민 지배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직도 많은 왕실이 상징적 존재로 남아 있긴 하지만 과거 제국주의의 잔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는 군주국이었다. 대변혁의 기폭제가 된 것은 세계대전이었다. 1차 대전은 러시아,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오토만 터키에서 군주 시대의 종말을 가져왔다. 이후 2차 대전 그리고 이어진 공산주의 ‘철의 장막’의 팽창으로 많은 왕이 사라졌다. 영연방과 17세기에 확립된 영국의 입헌군주제가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여왕의 서거가 시대까지 바꿔 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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