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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김진태 지사의 소통

소통 부족은 인간의 천성 때문이라고 한다. 성악설도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이기심에 근거한 주장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외친 토머스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인생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사악하다”고 했다. 자기중심적 인간 본성에 주목한 것이다. 고전경제학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동체 전체가 최선의 이익을 찾아갈 것이지만, 그 손을 움직이는 것은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이기심이라고 보았다. ▼한국사회가 특히 소통에 서툰 것은 이런 본성에 더해 너와 나의 차이를 인정할 줄 모르는 경직된 사회분위기 탓이 크다. 오랜 권위주의 치하에서 ‘일치단결’, ‘무조건 애국’만을 강요받았으니 생각이 다른 타인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길 리 없다. ▼낙엽은 스스로 손을 놓는다.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가 아니다. 새잎의 생장에 자리를 양보함이다. 낙엽은 나눔을 남긴다. 용맹함은 꾀를 이기지 못하고, 꾀는 어짊 앞에 얄팍함을 드러낸다. 어짊은 내 것을 내어 주는 현명함이다. 낙엽처럼 순리에 따라 나를 내려놓는 일이다. 요샛말로 소통의 실천이다. 내 것을 움켜쥐고서는 소통이 안 된다. 나누고 양보해야 가능한 게 소통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이 지난달 29일 도청에서 내년도 국비 확보 및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소통을 바탕으로 협치와 초당적 협력을 다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민의힘 소속인 김 지사가 민주당 강원도당에 간담회를 제안했고 도당이 이를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강원도는 이날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개정과 접경지역 군납조달 지역농산물 우선구매제도 유지 등 현안사업에 대한 민주당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김우영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협력을 통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도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간담회가 서로 마음을 얻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 했다. 반대편의 말에 귀 기울여야 마음을 얻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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