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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지킬 때 비로소 빛나는 약속

배용주 강릉시의회 부의장

우리는 흔히 서로의 새끼손가락을 교차하면서 약속을 한다. 이는 세대를 불문하고 공유되는 행동이며, 많은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범지구적 제스처다. 최근에는 서로의 엄지손가락을 맞대거나, 손바닥을 비비면서 약속을 지키고자 다짐하기도 한다.

우리네 삶에서 수많은 약속을 하며 살아가지만, 지키는 것을 소홀히 하곤 한다. 이는 마치 숨을 쉬면서도 공기의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것과 같다. 약속은 자신의 신뢰를 쌓아가는 첫걸음이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약속이란 어디에도 없다. 특히, 우리 같은 정치인들에게 약속은 당선과 낙선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이자 생명줄이다.

다른 정치인들은 거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정치인을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상품 홍보를 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구입 후에는 당초의 홍보 내용, 다시 말해 약속과 다르면 다시는 그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정말 최악의 경우는 구입한 상품을 버리고, 대체품을 찾거나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처럼 정치인에게 약속은 중요하다.

에이브러햄 링컨(제16대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다. 그가 위대한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추앙받는 이유는 탁월한 리더십 못지않게 자신이 한 약속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잠깐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라는 말에서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지키지 못한 약속을 곱씹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극심한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한다. 링컨에게 약속은 명예의 문제이자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는 중요한 보석이었던 셈이다.(도리스 컨스 굿윈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그만큼 약속을 소중히 여겼기에 모두가 그를 훌륭한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은 지난해말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여의도정책연구원 주최·주관으로 열린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비전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방자치의회의 효율적인 의정활동과 지방자치제도 발전에 기여하고, 중앙과 지방간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내가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약속을 지키고자 누구보다 노력했기에 따라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의 선거공보물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어가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는 뚝심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자, 시의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전부이다.

이번 강릉시의회 제306회 임시회에서 안인화력발전소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하여 10분 자유발언을 했다. 이 발언의 주요 메시지도 약속 이행이고, 언행일치이다. 사람이 화장실 가기 전과 후가 달라서는 곤란하다. 정치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믿음이 없으면 정치는 존립할 수 없다. 그 믿음의 기본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아쉬울 때는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불리해지면 약속을 뒤집는 정치로는 민심을 잡을 수 없다.

당면한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사탕발림이 계속되다 보면 당뇨병으로 이어지고, 이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잠들기 전 곰곰이 생각한다. 미처 챙기지 못하고 지나친 약속은 없었는지, 그 약속의 이행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민은 없는지. 약속은 할 때보다 지킬 때 빛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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