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돈 들어온다’는 은행 달력, ‘귀하신 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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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찾는 고객 민원에 지점 내 실랑이도
ESG경영에 생산 줄어 거래고객 한정 제공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1만원대 거래

◇사진=연합뉴스

은행 달력이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탓에 은행 달력을 찾는 이들이 많지만 은행들이 ESG경영, 수요감소 등을 이유로 매년 달력 생산량을 줄이면서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5일 오전 찾은 춘천 약사명동의 A은행에서는 직원과 고객의 실랑이가 한창이었다. 신년 달력을 찾는 고객에게 직원이 "거래 내역이 있는 조합원에게만 달력을 배부한다"고 안내하자, 소란이 벌어진 것이다. 은행 직원은 "지점마다 갖고 있는 달력 수량이 적어 거래 고객에게만 달력을 배부한다"면서 "관련 민원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B은행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달력 소진 여부를 묻자, 지난 1일부터 배부를 시작했으나 사흘이 지나지 않아 전량 소진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춘천 효자동의 C은행도 제작한 수량 6,000부 중 300부만 남겨 놓은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찾은 은행 5곳 중 달력을 구할 수 있는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행 달력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춘천의 한 거래자는 산업은행 달력을 벽걸이 1만원, 탁상용 8,000원에 책정해 판매했다.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일반 달력이 3,000~5,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높은 가격대다.

이같은 품귀 현상의 원인은 매년 은행들이 비용 감소를 목적으로 달력 생산을 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돈복'을 잡으려는 심리가 커지며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도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며 종이달력 이용이 줄고 있고, 환경을 중시한 ESG경영이 필수과제가 되며 은행들이 달력 발행 수량을 줄이고 있다"며 "반대로 경기 침체 상황에 은행 달력 선호도는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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