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기후변화의 위기, 강원도도 예외 아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김남덕 사진부장

신문이라는 매체에 종사하는 기자 중에 사진기자가 있다.

한국사진기자협회에 등록된 사진기자는 현재 496명으로 현장을 지키며 사진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기록하고 있다.

현장이 일터인 기자들은 출입처가 쓰레기 통에서 청와대까지라는 말을 듣는다. 그만큼 취재영역이 넓어 제한이 없다는 말이다. 사건사고, 행사, 인물, 생태, 기획 등 여러 분야에서 사진을 마술사처럼 만들어 낸다.

다양한 사진을 취재하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사진기자들은 날씨에 아주 민감하다. 첫눈, 첫 서리 등이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현장에서 날씨를 카메라에 담는다.

하늘이 내린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는 강원도는 사진의 소재로 자연물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보니 자연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10년 이상 자연을 지켜보다 보면 준 전문가의 시선이 만들어지곤 한다.

그 중에 동해는 태평양에 서식하는 파랑돔, 노랑돔들이 따뜻한 해류를 타고 올라와 지면을 채운다. 백두대간의 숲도 다양한 생명을 품어 사진기자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까막딱따구리, 호반새, 청호반새, 붉은배새매 등의 번식기가 되면 전국에서 온 사진기자들이 이들의 생태신비를 취재에 독자들에게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생물들이 강원도에서 관찰되지 않아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 1968년까지 광릉수목원에서 관찰되던 딱따구리과의 대형종인 크낙새는 북 개성부근으로 서식지를 옮겼다. 까막딱따구리는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춘천, 홍천, 원주, 정선 ,영월 등 도내 전역에서 서식하던 새다. 그러나 최근 서식지에서 사라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호반새, 청호반새 또한 같은 운명으로 서식지가 복상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남해안과 그 주변 섬에서 서식하던 동박새가 강릉에서, 팔색조는 춘천에서 번식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징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곤충 역시 마찬가지 운명이다.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장수하늘소를 필두로 아래지역에서 관찰되던 나비잠자리는 북한강변의 터줏대담이 되지 오래고 큰주홍날개 부전나비도 왕왕 강원도에서 관측돼 온난화의 결과를 실감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비단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아젠다가 된지 오래다. 온난화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지고 따뜻한 기온은 전염병의 창궐로 이어지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불균형으로 인해 야생동물의 몸에 붙어 있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인류는 알 잘 낳는 닭, 육질 좋은 돼지 등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가축을 선택해서 공장형으로 길러왔다. 그러나보니 종 다양성이 결여된 복제 수준의 동물이 다수로 한 마리만 병에 걸려도 전체가 다 걸리는 구조를 양산해오고 있다. 종 다양성은 대유행 상황을 방지하는 방어막이다.

기상청은 올해 겨울이 예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이 될 거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난방비가 걱정인 사람들에겐 희소식일지는 몰라도 먼 미래를 바라볼 땐 걱정이 앞선다.

예전에 신문지면을 채웠던 생물들이 사라지면 다음은 우리 차례가 되기 때문이다. 강원도도 기후변화의 예외지역은 아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