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의맛·지역의멋]힐링 충만 '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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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호강·입호사’ SNS 감성 맛집 즐비

이색 디저트 한가득

널찍한 통창 너머 '울산바위' 한눈에

정사각형 건물 미로같은 구조도 독특

지역 음악가 초청한 음악회도 열려

에스프레소 샷 얼린 솔방울 라테

울산바위 본뜬 초코쿠겔·슈톨렌

버터향 가득 버터크리미 입맛 자극

■커피 한 잔, 울산바위 한 스푼

울산바위는 2013년 명승으로 지정된 강원도의 명물이다. 속초 초입새에 들어서면 저 멀리서 6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울산바위를 병풍처럼 두르고 바람꽃마을에 옹기종기 자리 잡은 카페들은 속초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다.

◇카페소리
◇카페소리

◇카페소리
◇카페소리

#카페소리=울산바위를 약간은 먼 거리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편안한 음악들이 흘러나오는 음악카페다. 설악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인 설악산책 2층에 위치했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들을 지나 카페 문을 열면 넓은 창 멀리 보이는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고소한 커피 향이 풍긴다. 지역 음악가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고 있어 카페 곳곳에 음악장비들이 눈에 띄고 탄노이 스피커, 매킨토시 스피커 등이 놓여 있는 모습이다. 드넓은 산을 시야에 담고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여기에 향긋한 핸드 드립 커피와 책 한 권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엠브로시아 소노펠리체델피노의 솔방울라떼

#소노펠리체 델피노 더엠브로시아=울산바위를 그 어떤 곳에서보다 가까이 볼 수 있는 카페로 이미 SNS 명소가 됐다. 소노펠리체 델피노 EAST 10층에 내리면 바로 울산바위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통창 너머 미시령 톨게이트 위로 울산바위가 위용을 뿜어내고 그 앞쪽으로 속초 시가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솔방울 라테’인데 에스프레소 샷을 얼린 솔방울 형태에 우유를 부어 마신다. 한정 판매되며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지만 나른한 오후, 울산바위와 푸르른 나무들을 배경으로 따뜻한 우유에 에스프레소가 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외에도 솔향 가득 오미자차와 한과, 쑥라테 등이 인기 메뉴다.

◇'카페 긷' 옥수수스콘

◇'카페 긷' 좌 노학라떼 우 버터크리미

#카페 긷=정사각형 건물 안에 빙글빙글, 미로 같은 구조가 인상적인 카페다. 저 멀리 울산바위가 보이고, 낮고 넓은 테이블은 꼭 ‘힙’한 감성이 풍긴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노학라테와 버터크리미. 노학라테는 부드럽게 올라간 에스프레소 크림과 초코 토핑이 씹히고, 버터크리미는 크리미한 버터의 향이 커피와 함께 풍긴다. ‘울산바위 빨미까레’는 흑임자의 고소함과 초코의 달콤함이 동시에 씹히는데, 커피와 곁들이기에 제격이다.

■정말 맛있는 빵이 먹고 싶다면

◇'어리틀빗' 슈톨렌

◇'어리틀빗' 울산바위 초코구겔

#어리틀빗=바람꽃마을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소박하게 자리 잡은 베이커리 카페 ‘어리틀빗’이 있다. 멀리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야외좌석과 캠핑장을 연상케 하는 포토존에 절로 카메라를 꺼내들게 되는 곳이다. 이곳은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재야의 베이커리 고수’가 숨어 있는 곳이기 때문. 주인공은 바로 파티시에 채동진(57)씨다. 경동대 외식사업학과 교수이기도 한 채씨는 대대로 빵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반죽을 만지며 컸다. 이곳 ‘어리틀빗’에는 일본 도쿄제과학교에서 제과를 전공한 채씨의 빵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슈톨렌은 한 입 씹으면 묵직한 럼 향이 풍겨오고, 입안에서 포슬하게 부서지는 슈가파우더와 반죽의 질감이 일품이다. 아기자기한 쿠키와 눈길을 사로잡는 케이크를 모두 지나치면 보이는 이곳의 시그니처는 초코쿠겔. 울산바위를 본뜬 모양이 속초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입으로만 맛을 느낀다고 생각하면 오산. 관광지에서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본격적인 양과자의 맛이다. 맛에 한 번, 아기자기한 모양에 한 번 놀라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제빵왕 김탁구’를 비롯한 유명 드라마의 자문을 맡은 재야의 고수라고. 현재는 국내에서 손에 꼽는 ‘박사 파티시에’이자 베이커리 명장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최근 보기 드문 ‘웰컴 키즈존’인 데다가 아기 의자 등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도 가득하니, 어린이의 손을 잡고 오로지 정말 맛있는 빵을 먹으러 속초를 방문해도 후회하지 않을 곳이다.

별미 토속 음식

50여년 전통 순두부 씹을수록 고소

자연산 홍합으로 만든 섭죽 감칠맛

■밥은 어디서 먹을까?

◇김영애할머니순두부

#김영애할머니순두부=설악산과 울산바위가 내려다보고 있는 속초 학사평 ‘김영애할머니순두부’는 1965년부터 이어져 온 지역에서 제일 오래된 순두부집이다. 집안 대소사를 치를 때마다 두부가 필요했지만 시내와 거리가 있던 터라 김영애 어르신이 직접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 입소문이 났다. 지금은 김 어르신의 아들인 속초 출신 김종이(61) 대표가 이어받아 30년째 운영 중으로 ‘순두부’ 단일메뉴를 판다. 좋은 품질의 국내산 콩으로 비수기에는 하루에 한 번, 성수기에는 세 번까지 만들어내는 뽀얀 순두부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낸다. 또 반찬으로 나오는 비지찌개는 숙성한 막장과 멸치를 우린 물이 곁들여져 독특한데, 짭쪼름하면서도 구수해 입맛을 돋운다.

◇섭죽마을 홍게죽·섭죽

#섭죽마을=추운 계절 속초를 찾는 여행자라면 첫 번째 코스로 ‘섭죽’을 맛보길 권하고 싶다. ‘섭’은 자연산 홍합을 칭하는 강원도 말이다. 어민들이 바다로 나가기 전 섭으로 죽을 끓여 먹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섭죽’이라는 토속음식으로 남았다. 속초에는 섭죽을 파는 곳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섭죽마을은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조양동에서 처음 죽을 만들어 팔기 시작해 노학동으로 자리를 이전했는데 그 세월이 20여년이다. 대표메뉴는 섭죽과 홍게죽. 음식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모두 속초에서 나고 자란 것들이다. 한입 가득 떠먹으면 담백한 죽에 섭과 홍게가 식감과 감칠맛을 더해주니 아침식사로 이만한 게 없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편집=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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