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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과거사-동해안 납북어부 간첩조작사건]"취약한 국방력이 어선납북 원인, 국민 보호 못하고 책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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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과거사-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8·完)
엄경선 진실규명시민모임 운영위원

납북어부 피해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엄경선 동해안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시민모임 운영위원은 취약한 국방력이 어선납북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엄 운영위원은 “정부는 납북피해에 대해 월선조업을 한 어민의 책임이라고 내몰았다. 1968년 어로한계선으로 이름을 바꾼 '어로저지선'은 납북귀환어부 처벌의 근거가 됐고 월선을 인정하지 않았을 경우 구타와 가혹행위, 고문까지 동원했다"며 "다수의 납북사건이 우리 영해인 어로저지선 이남에서 발생했다. 남북의 책임은 우리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당국에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정부는 어로한계선 월선여부를 조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도 쾌속정을 도입한 상태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1967년 11월 동해 어로저지선 부근에서 북한 무장쾌속정 7척과 구축함 2척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우리 어선 10척과 어부 60명을 납치해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우리 어선은 6노트 속도밖에 내지 못해, 30 노트 이상 속도의 북한 쾌속선을 쫓아오면 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엄 운영위원은 북한의 납치 도발을 막을 쾌속정이나 함정이 제대로 배치되어 있었더라면 억울하게 어부들이 납북되는 사건도, 납북피해자인 어부들이 돌아와 다시 간첩으로 내몰리는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취약한 국방력으로 해상 간첩 침투는 물론이며 우리 해역에서의 어선 납북 피해도 막을 수 없었던 정부는 쏟아지는 지탄을 모면하기 위해 납북사건의 책임을 피해당사자인 어민들에게 떠넘겼다. 납북귀환어부 사건은 단순히 분단체제 안보유지를 위해 시대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일이 아니다. 취약한 국방력에 빚어진 국가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의도하고 계획한 국가폭력사건이기에 반드시 가해자인 국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상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피해보상이나 위로금 지급은 면피성 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공권력의 인권 유린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진상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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