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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꿀벌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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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벌목(目), 꿀벌과(科)의 곤충이다. 꿀벌의 대표적인 역할은 꽃의 꿀과 꽃가루를 모으기도 하면서 화분을 매개로 식물을 수정시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일반인에게는 꿀을 모으는 것이 꿀벌의 가장 대표적인 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꿀벌은 곤충이지만 축산법상 가축으로 분류된다. ▼인간에게 이로운 대표적 곤충인 꿀벌이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초 전국 양봉농가들 사이에서 월동 및 군집 피해 호소가 잇따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이 올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전국 양봉농가를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월동 중인 꿀벌 약 77억 마리가 실종됐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이 꿀벌 폐사 현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31개국을 포함, 35개 국가에서 월동 봉군(벌통 단위) 폐사가 확인됐다. 최대 32%에 이르는 봉군이 폐사했다. 전 세계적으로 꿀벌의 대량 폐사 원인으로는 꿀벌응애류가 지적된다. 응애는 진드기 종류의 기생충으로 어린 벌을 기형으로 만들고 성충 벌을 약화시켜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꿀벌의 천적이다. 이와 함께 여름철 이상기후 및 기상이변, 과다한 농약 사용, 약제 내성 증가 등도 원인으로 추측된다. ▼강원도가 올 4월 도내 18개 시·군 3,093개 양봉농가에서 키우고 있는 1만9,000여군에 대해 피해를 조사한 결과 피해율이 37%에 이르렀음을 확인했다. 꿀벌이 폐사하거나 사라지면서 도내 양봉농가들이 양봉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내년 양봉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당장 생계대책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유엔식량농업기구의 경고도 나왔다. 꿀벌이 사라질 경우 식량난 등으로 한 해 142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한 대학의 연구 결과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꿀벌의 위기는 인류의 위기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하루빨리 꿀벌의 폐사 원인을 규명하고 이들을 살리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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