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총선
총선
총선

칼럼

[대청봉] 외교성과에 가려져서는 안 될 교민들의 목소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이무헌 서울취재팀장

'한-아세한', '아세안+3', 'EAS(동아시아정상회의)' 'G20' 등으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이 한미일 북핵 공동대응 및 공동성명 등의 가시적 외교 성과를 이뤄내면서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또 출발전까지 확정되지 않았던 한일 정상회담도 갖는 등 지난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의 환담 논란을 극복한 정식 회담으로서의 결실을 이룬 점은 분명 진전된 결과다.

그러나 대통령의 모든 순방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은 현지 동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 제시까지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번 순방에 동행 취재중인 본 기자는 일정 첫날이었던 지난 11일 윤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한-캄보디아 동포만찬 간담회에 풀기자로 참석했다. 기자단을 대표해 대통령이 참여하는 공식 행사를 취재하고, 취재한 내용을 기자단에게 공유하는 역할을 했다.

이에 당시 실제 어떠한 대화가 오가고, 어떠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 실질적인 조치 계획까지 나올 수 있을지를 듣고 싶었고, 기사로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임무는 제한적이었다. 재캄보디아한인회장의 환영사와 윤대통령의 답사까지만 취재할 수 있었고 이어지는 대화 내용은 대통령실의 추후 제공 자료로만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추후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만찬 결과 자료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그 내용은 환영사와 답사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자료에서는 아세안 외교의 핵심 파트너인 캄보디아는 재수교 25주년 만에 우리 대 아세안 외교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부분을 강조한 점, 성장 잠재력이 큰 캄보디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 점 등을 담았다. 또 다음 달 발효되는 한-캄보디아 FTA가 현지 우리 기업들의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캄보디아 경제 협력 확대의 기폭제가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한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답사 및 격려사에 담긴 원론적인 내용이었고, 실제 동포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요구 및 답변 과정은 사실상 없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있었다면 분명히 자료에 담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인 동포 또한 대통령을 상대로 직접적이고, 세부적인 민원사항을 그 자리에서 제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실 또는 현지 영사 측에서 사전에 한인 동포들의 요청사항 등을 접수한 뒤 여러 대안까지 살펴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순방을 비롯해 대부분의 순방은 수개월 전부터 준비되는 외교행사여서 매뉴얼로 미리 정해 둘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윤 대통령의 재임중 앞으로도 수많은 순방이 진행될 것이다. 그 때마다 반드시 포함하는 일정이 해당 국가 한인 동포들과의 간담회 또는 만찬회다. 낯선 곳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리잡은 해외 동포들에게는 모국의 국가 원수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마주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무척 설레는 마음이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사전 만찬 준비 과정에서부터 해당 해외 거주 교민들이 "그동안 어려웠던 문제가 대통령이 오니 해결됐다. 역시 대통령이다"라며 자부심을 느끼도록 실질적인 준비작업이 선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그것이 중요한 외교 일정의 성과로 연결되기를 바라본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교민들의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