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서양화가 김현철의 ‘하얀나비, 바람…그리고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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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춘천미술관에서 전시
불교 연기론 기반한 세계관 확장
디자인적 요소+스토리텔링 가미
강원도 최초 NFT 기술적용 주목

무수한 사연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김현철(강원일보 미디어국장)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4일부터 일주일간 춘천미술관에서 열린다. 2001년 이후 무려 21년 만에 개최되는 두번째 개인전으로 불교의 연기론에 기반한 작품을 선보여 온 김현철 작품 세계의 확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가 별도의 주제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인연(因緣)’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보여지는 제의적인 분위기는 한층 더 짙어진 느낌으로 다가온다. 목어와 연꽃, 수막새 등 불교와 연관된 특정 이미지를 화면 안에 가져오면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강조한 이전과는 확연히 결을 달리하며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2022-귀향

먼저 그는 화려한 조각으로 고려 승탑의 백미라고 불리는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101호)과 탑비(국보 59호)에 이야기를 집중한다. 일제강점기, 타향살이를 시작한 탑과 남겨진 탑비, 그리고 ‘환지본처’가 성사되며 고향에서의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는 상황들을 ‘귀향’이라는 애틋한 단어 안에 담아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는 이어 강릉 노추산의 ‘모정탑’으로 시선을 옮긴다. 집안의 평안을 위해 무려 25년간 3,000여개의 돌탑을 쌓아 올린 어느 어머니의 사연을 들여다 보며, 그 안에서 우리들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작품명 ‘무수한 사연’에서 시작해 ‘사랑→행복→이별→그리움’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얼마 전 부인과 사별한 김작가 삶의 반추, 그리움의 과정으로 읽힌다. 그래서 작품마다 보이는 하얀나비는 김작가의 현신으로 나타나 작품 사이를 유영하며 애써 모든 사물은 인연으로 생겼으며, 자아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물러 있지도 않는다는 무상(無常), 무아(無我)를 되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외에도 억새가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에서 영혼의 스침을 본 ‘바람의 연작’ 시리즈와 함께 흩날리는 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바람의 노래 5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온라인 갤러리(news.kwnews.co.kr/Gallery)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강원도내에서는 최초로 암호화폐 기술을 결합한 ‘대체 불가 토큰(Non-Fungible Token·NFT)’ 기술을 김작가의 작품에 적용, 미술애호가들이 마치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 처럼 저렴한 가격에 작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김작가는 “바쁜 신문사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 조금씩 작업해 온 작품들을 모아 오랜만에 개인전을 열게 됐다. 현재 나의 일과 연관있는 NFT를 작품에 접목하는 시도도 처음으로 해봤다”며 “그동안의 내 작품세계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 김현철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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