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우주에서 다시 지구로…‘춘천국제고음악제’ 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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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지난 23일 애막골성당서 폐막 공연
바흐 작품으로 구성, 인간존재 부각
음악제 25주년…시대의 고민 연주

◇제25회 춘천국제고음악제 폐막공연 '무한성의 음악 바흐' 공연이 지난 23일 천주교 춘천교구 애막골성당에서 열렸다. 공연사진.

춘천국제고음악제가 우주 속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했던 일주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23일 천주교 춘천교구 애막골성당에서 막을 내렸다.

올해 음악제는 지난 16일 우주의 탄생을 담은 음악과 우주를 여행하는 듯한 음악으로 개막, 다시 지구로 발을 내딛는 듯한 폐막공연 '무한성의 음악 바흐'(Infinity Music of BACH)로 마무리됐다. 고음악이 탄생한 시기 유럽에서는 우주와 인간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설명하기를 시도했다. (사)춘천국제고음악제가 주최하고 강원일보 등이 후원, 25주년을 맞은 음악제는 올해 단순히 고음악을 연주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시대 진정한 고민거리를 관객들과 나눴다.

◇제25회 춘천국제고음악제 폐막공연 '무한성의 음악 바흐' 공연이 지난 23일 천주교 춘천교구 애막골성당에서 열렸다. 공연사진.

폐막공연은 바흐의 작품만으로 구성됐다. 어떤 것에 대한 경외는 때로 함축적인 뜻을 품고 있기도 하다. 신에 대한 경외가 잘 드러나 있는 바흐의 작품은 역설적으로 신을 경외하는 주체, 즉 인간의 존재를 뚜렷하게 부각하는 셈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바흐솔리스텐서울콰이어와 최현정 바이올리니스트, 신용천 바로크 오보이스트 등이 출연했다. 특히 메조 소프라노 신자민과 함께 2012년 발견된 바흐의 '모든 것은 주님과 함께'(Alles mit Gott und nichts ohn' ihn, BWV 1127)가 한국에서 초연됐다. 신 그리고 인간을 경외했다고 해석되는 바흐를 잘 나타내는 곡이었다. 춘천국제고음악제에서 바로크팀파니도 처음 등장, 눈길을 끌었다.

◇제25회 춘천국제고음악제 폐막공연 '무한성의 음악 바흐' 공연이 지난 23일 천주교 춘천교구 애막골성당에서 열렸다. 공연사진.

마지막 곡은 바흐의 승천 오라토리오였다.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인간이 승천하는 신을 바라보고 기도하는, 무한성이 울림을 주는 순간이었다. 생명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순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품어낼 것 같은, 차분한 성당의 분위기가 곡의 매력을 더했다.

올 음악제는 음악제 역대 감독인 리코디스트 조진희, 소프라노 김호정·오선주, 하프시코드 연주자 김재연이 한자리에 모인 특별 무대, 400여년의 시간이 흘러 현재에도 감동을 주는 바로크 음악의 영속성을 드러낸 음악, 새로운 고음악을 들려줄 라이징 스타들의 공연으로 춘천을 바로크로 물들였다. 인간세상으로 돌아온 음악제는 앞으로 또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까. 분명한 것은 국내 최초 한 줄기 빛으로 출발한 음악제가 스물다섯 해 동안 흔들리지 않고 걸어왔고, 올해 주제처럼 '영원한 빛'을 향해 뻗어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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