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폭우·태풍 등 기후변화 대응, 이젠 일상화해야

‘힌남노'' 한반도에 접근, 재해 대비에 초비상
삼한사온 사라지고 6월 장마는 약해져
재해 예방 위한 체계적인 대책 수립해야 할 때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매우 강한 태풍의 위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근접하고 있어 재해 대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강원도는 태풍의 영향권에 들며 5~6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강한 비가 내렸다. 태풍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 3일 0시부터 5일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시가 322.5㎜로 가장 많고, 제주 서귀포시가 228.5㎜, 화천군 89.4㎜, 포천시 84.0㎜, 경주시 82.5㎜, 울산광역시 72.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 ‘기록적인 강풍’도 예상된다.

기상청은 6일 영동지역은 초속 30~40m, 영서지역은 초속 20m 내외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초속 15m의 바람에서는 나무가 흔들리고, 간판이 날아갈 수 있다. 또 초속 35m 이상에서는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거나 운행 중인 기차가 전복될 우려가 크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철저한 사전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 이젠 폭우· 태풍 등 기후변화에 일상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기후변화는 축적돼 온 기상기후통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아 홍수와 가뭄은 예측을 벗어나 발생하고, 해변도시들은 침수되기 시작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엘니뇨는 북반구에 여름 저온, 겨울 고온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반대로 남반구에는 극심한 가뭄을 유발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삼한사온은 사라지고 6월 장마는 약해졌다. 겨울과 봄의 강수량은 현격히 줄고, 여름철에는 기록적인 게릴라성 국지적 폭우가 빈발한다. 강원도의 기상 또한 영동-영서 양대 구분은 약해지고, 지역별로 기상이 섬처럼 차별화가 전개되고 있다.

최근 여름철 재해는 도심에서 외곽으로, 하천에서 산지로, 수해에서 토사재해로 바뀌고 있다. 성공적 녹화로 높아진 파지력 때문에 유출되지 못하고 구곡(溝谷)에 퇴적된 토석이 여름철 집중호우와 결합돼 큰 사고로 이어진다. 강원도의 경우 구곡 밀도가 높고 지형의 기복마저 심해 게릴라성 국지적 폭우는 퇴적 토사와 산지 표토를 한꺼번에 휩쓸어 대형 재해로 연결된다. 토사재해 위험을 조사해야 할 대상지는 면적이 넓고, 접근성마저 나쁜 비탈지라서 많은 비용이 드나 예산은 제한적이다. 특히 강원도는 지방도로가 많다. 유지관리비용을 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지방도가 제도적, 구조적, 행정적인 면에서 많은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다.

지방도의 경우 비탈면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토사재해의 위험이 크나 열악한 재정과 제한적인 도로관리 능력 때문에 효과적 대응이 어렵다. 재해 예방이 곧 국토 보존이라는 인식과 체계적인 계획 수립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할 때다. 기후변화 시대에 폭우·강풍 등에 대비한 대책을 전면적으로 다시 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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