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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신호등]볼것많은 철원 관광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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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철원주재 차장

 “철원에 의외로 볼게 엄청 많아요. 하루 더 있다가 가려구요.”

 지난 4~7일 나흘 동안 철원에서 열린 화강다슬기축제에서 만난 지인들은 당초 이틀 일정으로 철원을 찾았다가 하루를 더 머물렀다. 경기 수원에 살고 있는 이들은 다슬기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황금다슬기를 찾아라’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7월 말 개장한 철원역사문화공원를 둘러봤고 공원 내 소이산 모노레일도 탔다. 이틑날에는 철원한탄강은하수교와 삼부연폭포 등을 찾았고 신철원의 유명 막국수집과 서면 자등리의 해물된장찌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등 철원의 곳곳을 여행했다.

 “주상절리길을 걷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하네요. 비무장지대에 있다는 용양늪도 가보고 싶었는데 그것도 못했고. 동송읍에 있나요? 만두전골 맛있는 집 있다고 하던데.”

 2020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인증된 철원 한탄강과 DMZ(비무장지대) 안보관광지 등에 새롭게 조성되기 시작한 관광 인프라의 효과를 직접 지인들을 통해 확인한 순간이었다. 철원군은 철원한탄강은하수교 완공을 시작으로 한탄강 주상절리를 가장 가깝게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인 한탄강주상절리길,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3년만에 재개장 해 4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들을 불러모은 고석정꽃밭, 6·25전쟁 전까지 강원도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였던 옛 철원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철원역사문화공원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이는 지역상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군사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는 철원을 관광과 휴양의 고장으로 재해석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군은 6·25전쟁 후 DMZ(비무장지대)에 놓여 원시림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용양늪에 둘레길을 조성하는 등 안보·평화관광과 겨울철마다 철원을 찾아오는 두루미를 활용한 생태관광 등의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용양늪 지역은 과거 금강산 전기철도가 지났던 곳으로 수달과 삵 등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동물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다. 날개를 다쳐 국제두루미센터에 머물고 있는 암컷 두루미 사랑이와 동상으로 한쪽 다리를 다친 수컷 두루미 철원이의 러브스토리 등도 철원을 찾는 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소다.

 다만 급격하게 늘어난 관광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숙제도 남겨졌다. 임시개장 중인 소이산 모노레일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후 시간대에 일부 차량에서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탑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행락객들이 많이 찾는 화강변의 한 화장실에는 변기통이 마련되지 않아 쓰레기가 수북히 쌓이는 사례도 발생했다. 철원역사문화공원의 경우 철원의 옛 역사를 조명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방문객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관광객들의 이같은 불만을 철원군은 일종의 ‘예방접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온갖 규제로 인한 사업추진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현재의 관광인프라를 구축한 철원군이다. 철원을 찾아온 이들의 작다면 작은 지적들에 공감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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