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도심학교 운동장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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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A초교 학생 몰려 교실 증축
부지없어 운동장 나눠 공사 진행
빗나간 학생 수요 예측 비판 속
교실 중요해 불가피하단 의견도

◇도심속 학교 운동장이 사라지고 있다. 16일 춘천의 한 학교 교내에 건물이 추가로 지어지면서 운동장이 거의 사라져 있다. 박승선기자

강원지역에 사실상 '운동장 없는 학교'가 등장했다. 학생이 몰리는 도심 주거 밀집지역 학교들이 운동장에 새 건물을 증축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학교 운동장이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춘천시내 최대 아파트 밀집 지역인 퇴계동에 지난해 개교한 A초교. 전교생 1,000여명인 이 학교는 지난달부터 운동장 한 켠에 교실 및 급식소로 쓸 3층 규모의 건물을 새로 짓고 있다. 학생수가 급증하면서 학습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내린 결정이다. 새 건물은 내년 2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건물 증축으로 교실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됐지만 운동장은 기존보다 3분의1 수준으로 좁아졌다.

A초교 관계자는 "운동장이 넓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교과 과정에 큰 문제가 없는만큼 학생들이 공부할 교실을 확보하는게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교육당국의 학생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A학교의 경우 개교 직전 3학급을 급하게 늘리는 등 출발부터 교실 부족에 시달렸다. 체육관 역시 부족해 커튼을 치고 수업을 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새로 짓는 건물 위에 '옥상 체육관'을 짓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춘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인접 동네의 취학연령을 조사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새로 유입되는 인구 등까지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조사 시점과 현재의 상황이 달라져 차이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원주 기업도시 일부 학교도 학생들이 몰리면서 개교 1년만에 증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심 학교의 운동장이 좁아지는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해당 주거 밀집지역엔 학생이 몰리고, 그 외 농촌지역은 학생수가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도심 학교의 경우 별도의 부지 확보가 어려워 운동장에 건물을 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연히 운동장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운동장의 활용도도 다소 떨어진 추세다.

과거에는 대다수의 체육활동을 운동장에서 진행했지만 이제는 미세먼지와 날씨 변화 등으로 체육관에서 수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전만큼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찾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A초교의 사례와 관련해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뛰어놀 운동장이 없어지다니 안타깝다"는 의견과 "운동장이 없어도 체육관에서 수업하고, 주변 공원 등을 활용하면 된다" 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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