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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호등]김진태와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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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와 이재명’

제목부터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당사자들조차 이 글을 본다면 몹시 싫어할 것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한달 전 강원일보와의 취임 인터뷰 중 즉문즉답 코너에서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으로 이재명 국회의원을 꼽았다. 이재명 의원 역시 6·1지방선거 당시 SNS에 “김진태가 강원지사라니…”라는 비토의 글을 올렸다.

두 정치인의 지향성은 끝과 끝에서 대척한다. 그러나 두 정치인의 캐릭터, 커리어는 마치 같은 그림이 반대로 찍히는 데칼코마니 같다.

김진태 지사와 이재명 의원은 재는 것 없이 자신의 기준에서 옳고 그름, 좋고 싫음이 명확하다. 선명성있는 캐릭터로 각자의 진영에서 스타 정치인이 됐으며 로열티(loyalty)가 강한 팬덤도 갖고 있다. ‘매운맛’, ‘사이다’ 라는 대표 수식어조차 유사한 느낌이다.

율사(律士)출신으로 한 명은 국회의원에서 도지사로, 또 다른 한 명은 도지사에서 국회의원으로 중앙정치와 지방행정 경력을 두루 갖추게 된 커리어도 비슷하다. 김 지사는 취임 직후 첫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스스로를 ‘이제는 행정가’로 규정했다. 강원일보와의 인터뷰 당시 10년 뒤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강원도정만 고민하다보면 더 큰 미련은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 큰 권력에 대한 갈구’는 선출직 공직자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좋든 싫든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향후 이재명 의원의 길을 강요받거나 스스로 밟게 될 공산이 크다. 행정가였던 이재명 의원이 경기도지사로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중앙정치에서 곧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길이다.

다만 김 지사에게는 ‘성과’와 ‘입증’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내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초대 특별자치도지사로서 기틀을 마련해야하는 절체절명의 현안부터 오색케이블카, SOC 완성 등의 오랜 지역의 숙원사업,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한국은행 본점 춘천 유치, 원만한 도청사 이전 해법 마련 등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한 일들이 산적해있다.

김 지사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 시점을 “축구경기로 치면 이제 막 2분이 지난 시점”이라고 표현했고 여러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도 “여러 개의 접시를 동시에 돌리면서 어느 것 하나 깨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바심을 내지않고 도정을 차근차근 풀어나갈테니 지켜봐달라고 언론에 당부한 것이다.

그러나 대외적인 메시지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최근 4년6개월만에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지사는 실·국장들을 강하게 질타하거나 분발을 촉구했다. 또 취임 첫 조직개편안을 확정짓고 본격적인 김진태 도정의 시작을 알렸다. 이제 곧 평가의 시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결국 성과를 내고 약속했던 일들을 입증해야만 더 큰 권력으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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