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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비친족 가구원 1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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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모양처의 상징으로 후대에게 존경받는 신사임당은 사실 남편 이원수와 불화했다. 그녀는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남편을 물심양면으로 내조했다. 한번은 아내가 그리워 집으로 돌아온 남편을 질타해 돌려보낸 적도 있다. 아내의 강권으로 공부한 남편은 50세에 과거에 급제했으나 녹봉조차 받지 못하는 하위직급인 수운판관을 지냈다. 남편에게 신사임당의 내조와 고귀함이 오히려 부담이었을까. 남편은 주막집 권씨와 외도를 했다. 신사임당은 병석에 누웠고 끝내 마흔여덟 살에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신사임당이 죽은 뒤 권씨를 후처로 맞아들였다. ▼결혼의 유효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백년해로를 약속하고 한 이불을 덮었지만 세월이 흐르면 ‘애들 때문에 겨우 산다’고 하는 부부가 많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졸혼(卒婚)’은 2004년 일본의 여류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쓴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에서 유래한 말이다.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느덧 우리 주변에서는 결혼은 유지하면서 각자 자유롭게 사는 졸혼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는 서른일곱 살 되던 해 아내에게 ‘해혼식(解婚式)’을 제안했다. 결혼이 부부의 연을 맺어주는 것이라면 해혼은 혼인관계를 풀어주는 것이다. 간디의 아내는 고민 끝에 동의했고 간디는 고행의 길을 떠날 수 있었다. ▼가족이 아닌 친구나 애인끼리 거주하는 비(非)친족 가구원이 지난해 101만5,100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구성된 비친족 가구는 47만 가구로 1년 만에 11.6% 증가했다. 반면 친족 가구 비중은 1인 가구와 비친족 가구가 늘면서 비중이 64.4%로 떨어졌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보편적 가족 유형은 줄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살거나,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가구 등이 급증하는 추세다. 혼인율이 감소하고 비혼(非婚)이 증가하는 데다 가족 가치 자체도 변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법과 제도가 ‘정상 가족’만 가족으로 규정한 시대는 지났다.

권혁순논설주간·hsgw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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